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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케냐 선수, '마라톤 승부조작' 의혹에 "중국 우승 위해 고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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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승부조작 의혹이 불거진 장면. 아프리카 선수가 결승선이 다가오자 중국 선수에게 먼저 가라는 듯 손짓하고 있다. 〈사진=JTBC 지금이뉴스 캡처/대만 싼리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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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승부조작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 일에 연루된 케냐 선수가 "중국 선수의 우승을 위해 고용됐다"고 밝혔습니다.

케냐 선수 윌리 응낭가트는 16일(현지시간) BBC 스포츠 아프리카와 인터뷰에서 "중국 선수의 기록 경신을 돕기 위해 나를 포함한 4명의 선수가 페이스메이커로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응낭가트는 "나는 경쟁을 위해 그곳에 가지 않았다"며 "그들이 왜 내 몸에 '페이스메이커'라는 표시 대신 이름과 번호를 붙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 임무는 속도를 설정해 그 사람(중국 선수)이 승리하도록 돕는 것이었지만 불행히도 그는 기록을 깨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하프마라톤 대회는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 남녀 선수 2천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 대회입니다.

이 대회에는 중국 마라톤 선수인 허제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허제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인기 선수입니다.

문제의 장면은 결승선을 앞두고 나왔습니다. 허제와 케냐·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선수 3명이 선두그룹에서 달리고 있었는데, 아프리카 선수들은 결승선이 다가오자 허제에게 먼저 가라는 듯 손짓을 했습니다.

결국 허제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했습니다. 국내 기록은 깨지 못했습니다. 3명의 아프리카 선수는 1초 차이로 공동 2위로 들어왔습니다. 페이스메이커로 계약을 맺었다던 4명 중 1명은 경기를 완주하지 못했습니다.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승부조작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아프리카 선수 중 한 명이었던 응낭가트는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친구라서 허제가 우승하게 했다"며 "지시받은 적도, 금전적 보상도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페이스메이커로 계약했다고 밝혔고, 사실상 승부조작을 실토했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대회 조직위원회 측은 특별조사팀을 구성해 진상 조사에 들어가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징 당국도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BBC 스포츠는 전했습니다.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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