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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박은정 “나 때문에 검사 때 남편 좌천”...검사들 “文정부서 벼락출세 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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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박은정 전 부장검사는 자신의 남편 이종근 변호사가 피해 액수 최대 1조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에서 22억원을 수임료로 받은 것이 ‘전관예우’ 논란으로 번지자, “남편은 저 때문에 좌천되고 고생을 하면서 결국에는 검찰을 그만두게 됐다”며 “전관예우가 있었다면 160억원은 벌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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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박은정 전 광주지검 부장검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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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지난 28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통상 검사장 출신 전관은 착수금으로 5000만~1억원 정도 받는다고 알고 있다”며 “남편의 경우 (변호사로 개업한지 1년 정도 됐는데) 160건을 수임했기 때문에 160억원을 벌었어야 하는 것”이라며 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저를 ‘친문 검사’라고 하면서 남편까지 공격하더니 이제 와선 전관예우를 받았다고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선 “정권 입맛에 맞춰 ‘벼락 출세’한 대표적 검사들이 이제 와선 이른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29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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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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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는 1999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한 차례 서울동부지검 근무를 제외하고 13년간 지방 근무만 하던 검사였다. 그랬던 그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초대 법무장관이었던 박상기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발탁됐다. 그때부터 법무부에서만 2년 내리 근무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변호사의 검사 생활이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후 검찰 인사에서 전국 주요 검찰청으로 꼽히는 인천지검,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로 연이어 발령났다. 그는 인천지검 차장검사 재직 당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법무장관 재임 시절 만들었던 법무부의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부단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당시 지원단 단장이 민변 출신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었다.

이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4년 차인 2020년 8월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대검찰청 형사부장에 이어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지냈다.

이 변호사와 함께 근무한 연이 있는 검사는 “검찰 인사 철이 가까워지면 이 변호사가 아끼는 후배 검사들에게 전화해 희망 보직을 묻곤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는 “이 변호사가 고시 공부하던 시절부터 조국 대표와 친분이 있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지난 정부에서 잘 나가던 이유를 알게 됐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NL 운동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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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7호·8호 인재 영입식에서 박은정 전 검사(왼쪽),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장(오른쪽)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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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후보는 2000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대구지검, 서울서부지검, 춘천지검 등에서 근무했다.

박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장검사가 됐다. 그 직전 서울동부지검에서 근무한 지 5개월 만인 2018년 7월 서울중앙지검으로 발령난 것이다. 검찰 인사는 통상 1년에 한 번 나온다. 박 후보 남편인 이 변호사의 당시 직책이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이었다.

박 후보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으로 파견을 갔다가 2020년 2월 ‘추미애 법무부’의 감찰담당관으로 임명됐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시절부터 박 후보의 ‘친문재인·친추미애’ 성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그만큼 문제도 많이 일으켰다”고 했다.

박 후보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있으면서 당시 추미애 법무부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에 관여한 의혹을 받았다. 박 후보는 이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22년 8월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적이 있는데, 이미 교체한 새 휴대전화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2022년 9월 페이스북에 “휴대폰을 압수당할 때 ‘비밀번호를 풀어서’ 협조했다”며 “대한민국 검사로서 부끄럼 없이 당당히 직무에 임했기 때문에 굳이 비밀번호를 숨길 이유가 없었다”고 적었다. 한 법조인은 “깡통폰을 내면서 비밀번호를 알려줬다는 앞뒤가 서로 다른 얘기를 했던 셈”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후 2021년 검찰 인사에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으로 발령 났다. 성남지청장은 차기 검사장 승진 1순위 보직으로 꼽히는 자리다. 박 후보는 성남지청장 재직 시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박 후보로부터 수사 무마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하영 당시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2022년 1월 사의를 밝히고 검찰을 떠나기도 했다. 박 후보는 2022년 7월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로 발령났지만 장기 병가를 내고 대부분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와 근무한 적이 있는 한 변호사는 “박 후보는 검사 재직 시절 업무 성과 등이 좋지 않아 사법연수원 동기들 사이에서 성적이 후순위였는데도 문재인 정부 덕분에 벼락 출세했다”며 “단지 정권에 잘 보여서 지지자들에게 유명한 검사 출신일 뿐”이라고 했다. 한 법조인은 “박 후보 본인이 유튜브에서 ‘검찰을 떠날 때 아는 척 한 검사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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