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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PF ‘4월 위기설’ 진화…악성 미분양 사들일 CR리츠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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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건설경기 회복 지원안



중앙일보

엄정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가운데)이 지난달 23일 세종시 집현동(4-2생활권) 공동캠퍼스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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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이 뇌관이 돼 건설업계가 크게 흔들릴 것이란 ‘4월 위기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가 10년 만에 재도입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건설사가 보유한 토지를 3조원 규모로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한다.

정부는 2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건설 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공사비 상승, PF 위축, 미분양 누적 등 건설 경기가 위축되면서 정부는 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때 건설업계 활성화를 위해 썼던 정책들을 다시 꺼내 들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최근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363가구로 1년 전(7546가구)보다 2배가량 늘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처음 시행한 CR리츠를 재도입했다. CR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미분양 주택을 매입·운용하고 이익을 배당한다.

정부는 CR리츠가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도록 내년 말까지 매입한 준공 후 미분양에 한해 취득세 중과배제를 적용하고, 5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를 지원하는 등 세제 지원책을 마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CR리츠는 미분양을 임대하다가 업황이 좋아지면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LH는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건설사가 보유한 토지(3조원 규모)를 매입한다. 여기에는 토지 매도를 희망하는 기업들로부터 희망 가격을 제출받은 뒤 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토지를 매입하는 역경매 방식이 적용된다. 매입가격은 LH 등 공공시행자 공급가격 또는 공시지가의 90%로 상한을 뒀다. 브릿지론 단계(착공 전)에서 사업추진이 어려운 사업장은 LH 또는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가 인수하는 등 사업 재구조화도 지원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CR리츠와 LH 토지매입은 사업성 중심으로 매입하거나 가격조정을 현실적으로 해서 매입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PF 관련 지원도 확대한다. 저금리 대출로 대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PF대출 대환보증의 신청기한을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준공 3개월 전까지 신청)할 방침이다. 준공 전 미분양 PF보증 요건 중 분양가 5% 할인을 폐지하고,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 대상 PF보증도 신설한다.

공사비 현실화를 통한 건설업계 지원책도 내놓았다.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직접 공사비(자재비·인건비 등) 산정기준을 시공여건에 맞게 개선하기로 했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도 15~20% 상향할 계획이다. 물가상승을 고려한 공사비 조정도 진행한다. 특히 민간참여 공공주택 공사비는 지난해보다 15%가량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또한 3기 신도시 조기 착공을 유도하고, 재개발·재건축 시 조합 등 사업시행자가 공공에 제공하는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상향 등 규제 개선도 진행할 방침이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날 “항간에 도는 건설업계 ‘4월 위기설’은 실체가 없다”면서도 “다만 건설업계 전반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게 사실이고, 이에 해소 방안 마련한 것으로 ‘4월 위기설’을 불식시키는 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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