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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日도쿄 벚꽃, 아직도 안피었다… 겨울 따뜻했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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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8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 내 왕벚나무를 관광객들이 둘러싸 구경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야스쿠니신사에 있는 임 왕벚나무를 표본목(標本木)으로 삼아 벚꽃이 5송이 이상 피어나면 도쿄 벚꽃 개화를 공식적으로 알린다. 28일 오후 2시까지 4송이만 피어나 개화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일본 FNN(후지뉴스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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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벚꽃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눈에 띄게 늦어졌다고 28일 마이니치신문·FNN(후지뉴스네트워크) 등이 보도했다. 지구 온난화로 이번 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한 탓에 벚나무가 꽃을 피울 시기를 ‘혼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본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에 있는 왕벚나무 표본목에 네 송이의 벚꽃이 피어 개화 기준(5~6송이)에 근접했다. 일본 언론들은 “벚꽃 개화가 임박했다”며 “29일 전후로 개화가 발표될 전망이며 이는 예년과 비교하면 매우 늦어진 것”이라고 했다. TV아사히는 “벚꽃 명소로 유명한 도쿄 우에노공원을 찾은 행락객들이 벚꽃이 피지 않은 풍경을 보고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렸다”고 했다. 졸업을 맞은 학생들도 예년과 달리 벚꽃이 흩날리는 배경에서 학사모를 던질 수 없게 됐다.

도쿄의 지난해 벚꽃 개화 시기는 3월 14일로, 올해보다 약 2주 전이었다. 재작년 도쿄의 개화일은 3월 20일이었다. 예년과 비교를 위해 집계하는 평년(1991~2020년 평균치) 기준 개화 시기는 3월 24일이다. 반면 도쿄에서 벚꽃 개화가 가장 늦었던 건 1984년의 4월 11일이다.

앞서 일본기상협회 등은 연초에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3월 20일”이라고 예측했지만, 이마저도 빗나갔다. 벚꽃 개화 시기는 다양한 기온 데이터와 강수량, 일조량 등을 종합해 가늠하는데 정확한 예측이 쉽지 않다.

일본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벚꽃 개화가 늦춰진 원인 중 하나로 “겨울이 지나치게 따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통상 겨울이 따뜻하면 벚꽃 개화 시기는 앞당겨진다. 하지만 올겨울은 지나친 이상 고온 현상으로 오히려 개화에 악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NHK 등은 “벚꽃은 통상 매년 1~2월쯤 강추위로 ‘휴면’ 상태에서 깨어나며 3월에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며 “그런데 이번 계절은 이상 기후로 ‘휴면을 깨우는 스위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도쿄 평균 기온은 9.4도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도나 높았다.

일본에서 통상 벚꽃 개화 시기를 예측하는 데 쓰이는 ‘600도의 법칙’도 깨졌다. ‘600도의 법칙’이란 매해 2월 1일부터 일별 최고 기온을 더해 그 합계가 600도에 가까워지면 벚꽃이 핀다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개화 시기엔 이 합산이 593도였고, 재작년엔 627도로 거의 600도 안팎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 27일까지의 합산만 732도에 달했다. 일본 기상 예보 업체 웨더맵의 모리타 마사미츠 회장은 “1962년(768도) 이후 62년 만의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올해 벚꽃 개화 시기가 늦춰진 현상은 일본 전역에서 나타났다. 규슈 지방으로 도쿄보다 남부에 위치한 후쿠오카에선 지난 27일 벚꽃 개화가 발표됐는데 평년에 비해 5일 늦었다. 일본기상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28일까지 벚꽃 개화를 집계하는 83개 지역 중 14곳만이 개화를 발표했다. 또 이 중 절반 이상은 평년보다 2~5일 늦었다.

조선일보

3월 24일 워싱턴 DC의 활짝 핀 벚꽃나무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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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는 올해 벚꽃이 이례적으로 빨리 피었다. 미 국립공원관리청은 지난 17일 “워싱턴 DC에 벚꽃이 만개해 화려한 봄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고 했다. 예년의 워싱턴 DC 벚꽃 절정 시기에 비해 약 2주 당겨졌고, 1921년 관측 이래 둘째로 빨랐다. 미국 언론들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3월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져 (개화가) 당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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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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