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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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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 곡물에 50% '관세폭탄' 예고 …농민시위 달래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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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위 27개 회원국에 제안…이사회 가중다수결 통과해야

우크라 농축산물 무관세 혜택…1년 연장하되 세이프가드 추가

뉴스1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과 샤를 미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03.2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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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곡물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예고했다. 값싼 우크라이나 농축산물 수입에 직격탄을 맞은 농민들이 석 달째 시위를 벌이자 러시아산 곡물 수입을 억제해 성난 농심(農心)을 달래기 위해서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EU 정상회의 폐막일인 22일(현지시간) 러시아·벨라루스산 곡물과 유지종자 및 관련 파생상품에 대해 톤(t)당 95유로(약 13만원) 또는 수입가격의 50%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27개 회원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가 역내 곡물 수출로 이익을 얻거나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러시아산 곡물과 함께 우크라이나 침공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한 벨라루스산 곡물에도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운송 자체는 계속 허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안이 실행되려면 27개국 회원국으로 구성된 EU 이사회의 가중다수결을 통과해야 한다. 각국의 표는 인구수에 비례해 주어지는데, 가장 많은 표를 가진 독일은 제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산 곡물 제품에 관세를 매기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역업계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EU 수출 물량은 우크라이나에 비해 낮은 편이며 관세 부과는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본다. 러시아는 지난해 13억유로(약 1조8000억원) 상당의 곡물 420만톤과 유지종자 및 파생상품을 EU에 수출했다.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 관계자는 EU 시장의 1%에 해당하지만 전체 러시아산 곡물 수출의 경우 2022년 3500만톤에서 지난해 5000만톤으로 증가했고, 이중 EU 수출 물량은 96만톤에서 150만톤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를 비롯한 비회원국 농산물의 EU 수출 시 부과되는 관세는 수입가격의 1~3% 수준이다.

앞서 지난 20일 EU 입법부인 유럽의회는 우크라이나산 수입 농축산물에 적용한 면세 혜택을 1년 더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EU 집행위의 지난 1월 제안을 대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2025년 6월까지 기존 면세 혜택이 유지된다. 다만 가금류, 계란, 설탕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선 수입량이 2022~2023년 평균치를 초과할 경우 세이프 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 면세 혜택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EU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2022년 6월부터 우크라이나산 농축산물에 면세 혜택을 부여했다. 이에 지난 1월부터 유럽 곳곳에선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농축산물 수입에 가격 경쟁력을 잃은 농민들이 트랙터로 도로를 막거나 곡물열차를 습격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EU가 우크라이나산 농축산물에 세이프가드를 신설하고 러시아산에는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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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프랑스 파리 근교 콩팡에서 농민들이 정부의 친환경 규제와 농산물 가격 인하 압박에 항의하기 위해 트랙터를 몰며 파리로 향하는 교외 도로를 점거한 모습. 2024.1.2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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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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