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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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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신도시 단독주택 분양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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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레이크빌리지’ 20% 그쳐

30대 실수요자 아파트 더 선호

고금리·부동산 침체 여파 ‘썰렁’

지난 13일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신도시 2단계 단독주택지. 일명 ‘레이크빌리지’로 불리는 이곳에는 견본주택 세 채가 나란히 들어서 있다. 이곳을 구경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견본주택 바로 옆 사무실을 찾아 이름과 연락처를 방문자 명단에 적으면 견본주택 현관에 설치된 도어록의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를 받을 수 있다.

이날 견본주택을 찾는 사람은 가물에 콩 나듯 적었다. 이곳에서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만난 유모(33)씨는 “신도시에 전세로 살고 있는데 매매로 전환하기 위해 집을 알아보던 도중 분양소식을 듣고 나왔다”고 했다. ‘주택을 구매할 생각이 있냐’는 물음에 그는 “주택은 이곳저곳 청소하고 관리할 데가 많을 것 같다”면서 “같은 가격으로 아파트 입주도 가능하기 때문에 주택보단 아파트를 구입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개발공사가 추진 중인 경북도청신도시 2단계 단독주택지 분양률이 저조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미 끝났어야 할 입주자 모집은 두 번의 유찰을 거쳐 현재는 수의계약 형태로 입주자를 구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9월 타운하우스인 레이크빌리지 분양에 나섰다. 제1종 일반주거지역 3만2341㎡ 부지에 2025년까지 109세대의 단독주택 준공이 목표다. 이번 사업은 단순 토지분양 방식 대신 민관공동사업 방식을 도입했다. 공사가 토지를 싼 가격에 공급하면 민간 주택건설사가 건축과 분양을 담당하는 구조다. 경북도청 이전 당시 단독주택단지와 한옥주택단지 조성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앞서 분양한 단지들은 토지분양을 완료했지만 초기 목적과는 달리 현재까지 건축물이 없는 노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레이크빌리지는 동쪽으로 호민지 호수공원을 끼고 북쪽으로 생태하천과 천년숲이 있어 분양 초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레이크빌리지의 분양률은 바닥을 맴돌고 있다. 14일 기준 전체 109세대 가운데 20%만 분양됐다. 분양 다섯 달째에 접어들었지만, 다섯 채 중 한 곳의 계약만 성사됐다.

전문가들은 분양률이 저조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봤다. 먼저 경북도청신도시 주민의 주거 선호도다. 보통 단독주택 입주자는 은퇴자와 귀농·귀촌인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신도시 주민의 평균 연령은 33세로 주택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분양 미달의 찬바람이 경북도청까지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공사는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홍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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