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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문과침공’…서울대는 늘었지만, 성균관대는 줄어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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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대 정시 최초 합격자 과반 ‘이과생’

‘견제장치’ 마련한 성균관대 25.5%→25.2%로


한겨레

2022년 11월20일 서울 강남대성학원에서 열린 대입 수능 가채점 기준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배치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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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정시 모집 최초 합격자 가운데 이과생이 절반을 넘었다.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도입 2년차 들어 이른바 ‘문과침공’ 현상이 더 거세진 가운데, 지난해부터 ‘견제장치’를 마련했던 성균관대의 경우 되레 이과생의 교차지원 비율이 소폭 줄었다.

9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문·이과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인문·사회·예체능계열 학과(학부) 30곳에 최초 합격한 640명 가운데 330명(51.6%)이 이과생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4.4%에 견줘 1년 만에 7.2%포인트 늘어났다. 현행 교육과정에선 형식적으로 문·이과 구분이 사라졌지만 통상 수능 수학 영역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응시하면 이과생, 확률과통계를 응시하면 문과생으로 분류한다. 30곳 가운데 이과생이 더 많이 합격한 학과는 14개로 지난해(7개)에 견줘 2배가 늘었다. 이과생 비율은 △자유전공학부 100% △의류학과 88.9% △영어교육과·심리학과 80% △지리교육과 75% △윤리교육과 71.4% △사회학과·국어교육과 60% 등이었다.

주요 사립대 역시 1년 만에 교차지원 비율이 일제히 올랐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산하 대학진학지도지원단에서 수도권 소재 주요 대학 입학처에 문의해 정시 원서접수 현황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교차지원 비율이 국민대 6%→24.3%, 가톨릭대 13%→23.3%, 단국대 16%→24.3%, 동국대 28%→36.7%, 인하대 39.8%→50%, 중앙대 54%→57% 등으로 증가했다. 국민대는 1년 만에 4배가 급등한 셈이다.

한편 성균관대는 25.5%에서 25.2%로 오히려 교차지원 비율이 줄었는데, 이에 대해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성균관대는 지난해부터 사회탐구 영역 변환표준점수(성적표에 나온 표준점수가 아닌 각 대학이 백분위를 기준으로 자체적으로 변환한 표준점수)를 높게 책정해 이과생들에게 교차지원하지 말라는 시그널을 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과생들은 수학 점수를 무기로 대거 교차지원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은 2023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에서 똑같이 전체 문항을 다 맞히더라도 미적분 선택집단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45점, 확률과통계 선택집단은 142점으로 미적분 선택집단이 3점 더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어 영역의 변별력이 크게 떨어져 수학 점수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다만 문과 최상위권의 전략적 선택으로 교차지원 비율이 는 것처럼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은 “문·이과 통합 첫해 ‘문과침공’을 지켜본 문과생들이 선택과목을 확률과통계에서 미적분으로 바꾼 경우를 고려해 통계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적분 선택 비율은 2022학년도 38.2%에서 2023학년도 43.7%로 5.5%포인트 늘었다. 유 소장은 “이런 경우 학원에서 미적분을 따로 배워야 해 ‘학교공부 따로 입시공부 따로’ 현상이 발생하면서 사교육을 부추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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