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 탓... 집에서 쓰는 수돗물만 늘었다

가정용 수돗물 사용 늘고, 식당 등 감소
서울시민 1인당 연평균 3.1톤씩 줄어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한 2년 동안 가정용 수돗물 사용량이 늘고 식당이나 공공시설, 목욕탕에서 사용한 수돗물의 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삼가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발생 이후 2년(2020~2021년)의 수돗물 사용량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2020년과 지난해 서울시민의 연평균 수돗물 사용량은 10억3,491만 톤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약 3,015만 톤(2.8%) 감소한 것으로, 이는 송파구 석촌호수 담수량(636만 톤)의 4.7배에 육박한다. 서울시민 1인당 연평균 3.1톤씩 사용량이 줄어든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가정용 수도는 연평균 약 2,000만 톤(3.2%)이 증가한 반면, 식당 등 상업·영업시설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수도는 약 3,000만 톤(11.7%) 감소했다. 특히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2020년 5월에는 가정용 수도 사용량이 전년동기 대비 7.3%까지 뛰었다. 이외에도 학교, 병원 등 공공시설에서 사용하는 공공용 수도와 대중목욕탕에서 사용하는 욕탕용 수도는 각각 연평균 1,000만 톤(18.5%), 800만 톤(40.6%)이나 줄었다.

서울 내 25개 자치구 중에선 주거지가 밀집된 강동구와 은평구를 제외하고, 모든 자치구에서 수돗물 사용이 줄었다.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자치구는 중구, 종로구, 강남구 순으로, 업무·상업지구가 밀집된 자치구일수록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지난 2년간 수도 사용량이 하락세를 보인 것과 달리, 상수도사업본부는 향후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본부는 "올해 1, 2월 수돗물 사용량은 전년보다 1.1%가 증가했다"며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지침에 따라 수도사용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 말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