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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이슈 전자서명법 개정

공인인증서 폐지 D-1…카카오·패스 '국민인증서' 왕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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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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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올해 연말정산은 카카오톡으로?" 내년 초 시행되는 2020년 연말정산부터 공인인증서 대신 민간인증서 사용이 가능해진다. 복잡한 절차로 불편함을 초래했던 공인인증서가 21년만에 폐지되면서 통신3사,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중심으로 '국민인증서'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왕좌의 전쟁'도 본격화됐다. 10일부터 시행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공인인증서의 우월적 지위를 없애고 민간인증서와 구분없이 '공동인증서'가 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카카오페이ㆍ패스 인증 2000만 돌파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인증 시장에서 카카오페이 인증과 통신3사의 패스(PASS)가 선발주자로 비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과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사용·보관이 불편해 이용자들에게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공인인증서와 달리 간편한 절차와 쉬운 접근성도 강점이다.


2017년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카카오페이 인증은 12월 기준 누적 발급건수가 2000만건을 돌파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국민연금공단 등 카카오페이를 인증하는 이용기관은 200개가 넘어섰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간편한 절차'로 인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장 큰 무기는 국민메신저인 '카카오톡'이다. 카톡을 통해 인증서를 한 번 발급 받으면, 카카오페이 인증 제휴기관에 로그인하거나 본인인증을 할 때 이 인증서를 쓰면 된다. 기존 공인인증서처럼 복잡한 프로그램 설치나 보안카드 인증 절차가 필요 없다.


통신3사가 지난해 4월 출시한 패스 인증서의 누적 발급건수도 11월 말 기준 2000만건을 넘어섰다. 현재 NH농협은행 등 100여개 기관에서 간편인증 수단으로 패스를 쓰고 있다. 패스는 6자리 핀 번호나 지문 등 생체 인증을 진행하면 1분 내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편리함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3월 시장에 뛰어든 네이버의 경우 후발주자지만 '포털 경쟁력'을 활용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네이버 인증서는 현재 누적 발급건수가 200만건에 달하고, 제휴 기관이 47곳이다. 이는 출시 초창기 대비 7배 성장한 수치다. 네이버 관계자는 "연내 이용기관이 60곳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10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말정산 선점 경쟁

ICT 기업들이 사설 인증시장에 뛰어든 것은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인증서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기 때문이다. 전자인증서 시장 규모는 700억원 규모지만 시장을 선점할 경우 수수료 수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시켜 '사업모델 확대'가 가능하다. 예를들어 인증서를 활용한 '전자고지서 서비스'의 경우 현재 939억원에서 2023년에는 2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ICT 기업들은 특히 '연말정산'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전 국민이 대상인 연말정산에서 자사의 인증 서비스를 선보일 경우, 시장을 선점 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0일 전후로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사업' 최종 사업자를 발표할 전망이다. 현재 카카오, 패스, NHN페이코, KB국민은행, 한국정보인증 등이 후보사업자로 선정된 상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탑재될 '지갑'을 통해 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 인증 서비스와 별도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 내년 1월부터 국세청, 행안부, 권익위원회 등 정부 주요 웹사이트에 인증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연말정산을 시작으로 국민신문고, 정부24 등에서 인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금융기관을 선점하는 인증서가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지금까지 인증서 시장은 쪼개서 나눠 먹는 구조였지만 '플랫폼'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공공·금융기관을 장악하는 사업자가 결과적으로 인증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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