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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협상 기한 앞으로 5개월, '노딜' 공포 언제 걷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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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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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마지막 EU 탈퇴(브렉시트) 협상 기간이 채 5개월도 남지 않으면서 합의 없는(No deal·노딜) 브렉시트 공포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양측 모두 브렉시트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면서 당장은 EU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영국 BBC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현지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들어 EU 관계자들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위치한 무역 대표부를 찾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에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 정부는 지난해 극적 합의로 브렉시트 일정을 확정했으나 구체적인 미래 관계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영국은 일단 지난 1월 31일에 EU를 탈퇴했으나 올해 12월 31일까지 탈퇴 이행기간을 설정하고 이행기간 동안에는 EU 단일 관세동맹에 머무르기도 했다. 양측은 EU와 영국의 경계가 되는 북아일랜드 통관 문제, 어업 협정권, 공정 경쟁 문제 등 핵심 사안들을 올해 말까지 정리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영국과 EU를 휩쓸면서 협상 일정이 크게 밀렸다. 영국은 당초 9~10월 안에 합의를 끝낼 계획이었으나 전염병으로 각종 협상과 회의가 모두 취소되면서 일정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EU의 미셸 바르니아 브렉시트 수석 협상 대표는 지난달 23일에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총리 유럽 보좌관과 만난 자리에서 "브렉시트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수 있다"며 양측 견해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CNN은 지난 29일 보도에서 EU측이 브렉시트보다 코로나19 문제에 정신이 팔려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주요 회원국에서 극심한 코로나19 피해를 겪은 EU는 지난 21일에 닷새간의 회의 끝에 겨우 7500억유로(약 1027조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 마련과 향후 7년치 예산안에 동의했다. 익명의 EU 외교관은 CNN을 통해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EU의 재건이다"라며 "브렉시트 문제는 겨우 경기부양책을 마련한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우리의 핵심 관심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인들은 지금 너무 이기적으로 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 부양책 합의로 EU가 굳건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합의로 EU를 꾸려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둘러 앉아 모든 것을 지체시키는 영국이 없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CNN은 EU가 영국 없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고 재정정책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자신감을 가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EU 역시 합의 없는 브렉시트를 피하고 싶지만 EU 단일 관세 동맹을 해치는 영국의 요구를 들어주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해 막바지 브렉시트 협상에서 노딜 브렉시트 앞세워 EU를 위협했지만 그러한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관계 변화는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필 호건 EU 통상담당집행위원은 지난 29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영국 정부가 시간이 촉박하다는 걸 깨닫고 일부 태도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회담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진전되지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호건 위원은 "우리는 지난 3개월 동안 영국이 의미 있는 협상을 위한 방안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를 기다렸다"며 "하지만 영국 정부가 정말 협상을 시작한 건 불과 1~2주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영국 정부 대변인은 호건 위원의 발언에 대해 "영국은 협상 내내 모든 문제를 건설적으로 임했다"고 반박했다.

7월 협상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 양측은 일단 각 정부의 여름휴가 기간을 끝내고 8월 18일부터 브렉시트 관련 협상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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