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영국 '러시아 보고서' 뒤늦게 공개..."러시아 브렉시트 개입 의혹 조사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1월19일 리비아 내전 사태를 중재하기 위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개입했으며, 영국 정부가 2016년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한 러시아 개입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담긴 보고서가 뒤늦게 공개됐다.

21일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의회 정보안보위원회(ISC)가 영국 민주주의에 대한 러시아 개입 의혹을 조사한 ‘러시아 보고서’를 공개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3월 보고서를 완성해 같은해 10월17일에 총리실에 전달했다. 총리실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공개를 미뤄, 의혹과 궁금증을 키웠다.

‘러시아 보고서’는 러시아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2017년 총선 등 영국 민주주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은밀히 개입했는지를 다뤘다. 보고서는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 국내정보국(MI5), 해외정보국(MI6) 등이 조사·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와 관련해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진행했다는 믿을만한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도 러시아가 영향을 미치려고 했으나 영국 정부가 이 문제를 조사하지 않았고 영국 정보기관들도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보안보위원회 위원인 스튜어트 호지 스코틀랜드국민당 의원은 “보고서를 보면 정부의 그 누구도 러시아가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걸로 나온다”면서 “이는 그들이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지금이라도 브렉시트에 대한 러시아 개입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이날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러시아가) 성공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1991년 소비에트 연방 해체 후 러시아의 부패한 돈이 런던에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영국은 러시아 머니를 환영하면서 출처를 거의 캐묻지 않았다”면서 “영국은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가 특히 선호하는 곳으로 여겨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이들의 돈이 이미 영국 들어온 만큼 앞으로는 예방보다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상원의원들 중 러시아와 사업적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