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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스마트폰·PC 출하량 역성장…믿었던 반도체마저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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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익스체인지 "예상보다 빠르게 부진 가능성, 3분기부터 낸드 가격 하락 반전"

하나금투, 3~4분기 D램 가격 상승률 추정치 하향 조정…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눈높이도 낮춰

현대기아차, 중국서 미국·유럽으로 '생산→판매 절벽' 확산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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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창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을 강타하면서 올해 호황을 예상한 메모리반도체 산업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올해 스마트폰과 TV, PC 등 전자제품 출하량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암울한 진단이 나왔다. 이로써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와 정유·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에 이어 마지막 보루 격인 반도체마저 수요 위축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D램익스체인지는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퍼지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부진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상품 재고 수준이 낮아 2분기까지는 성장세를 유지하지만 오는 3분기 들어 전자제품 판매 부진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스마트폰과 PC 판매가 줄며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이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최대 -5%, 4분기에는 -15%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D램익스체인지는 "코로나19로 올해 세계 경제가 급랭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전자제품 수요는 계속 감소할 것"이라며 "코로나19는 물류비와 인건비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들의 수익을 낮춰 업계 전반의 재편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도 "코로나19로 반도체산업이 L자형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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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나금융투자는 3, 4분기 D램 가격 상승률 추정치를 각각 전 분기 대비 10%, 3%씩 하향 조정했다. 종전 추정치는 20%와 5% 상승이었다. 올해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각각 전년 대비 9.0%, 4.9%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634만대에 그치는 등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방 산업의 세트 수요 둔화를 반영해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1분기 2조8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내렸고 연간으로도 10조6000억원에서 9조5000억원으로 낮췄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오는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2조6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7000억원, 8000억원씩 하향 조정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총괄은 "올해 연간 수익률이 양호하던 업종 중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반도체·장비 업종"이라며 "걱정은 향후 스마트폰 판매량으로, 이연 수요가 얼마나 회복될지로 국내 기업의 이익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을 미국과 유럽 판매로 상쇄하려던 현대기아자동차의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초반에는 생산 차질이 발목을 잡았다면 이제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산업계가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 절벽' 상황을 맞았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 내 공장 4곳을 일시 폐쇄하는가 하면 르노·푸조 등에 부품을 납품하는 유럽 내 협력사들도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산 부품 수급 차질이 국내 공장에도 영향을 미칠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제2차 연쇄 셧다운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GM과 포드 등은 필수 인력만 남기고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으며 신차 출시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초래한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세제 지원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등 경제·산업 전반에도 팬데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산업별로 과감한 규제 완화 조치와 더불어 위기를 겪고 있는 산업부터라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 계획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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