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다급해진 美…"2주새 韓·日·伊·이란 다녀온 의심 환자 검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총괄 책임자로 임명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복지부에서 열린 첫 대응팀 회의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결국 코로나19 진단 대상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발생한 뒤에야 한발 늦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CDC는 27일(현지시간)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등을 14일 이내에 방문한 사람이 열을 동반한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이면 코로나19 검진을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해외 여행을 하지 않았더라도 기저질환이 없던 사람이 독감이 아닌 이유로 호흡기 질환이 심각해질 경우도 검사할 수 있도록 진단 기준을 완화했다.

미국은 그동안 14일 내에 중국을 다녀오거나 확진 환자와 직접 접촉한 사람에게만 진단을 예외적으로 실시해왔다. 하지만 전날 캘리포니아주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CDC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 환자는 나흘간 진단을 받지 못해 하마터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못할 뻔했다.

문제는 진단 키트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국가에 여행을 다녀온 주민이 8400여 명에 달한다"며 "이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지금까지 3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5명은 다른 주로 이동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뉴섬 주지사는 "검사 실시를 위한 까다로운 절차가 우리 모두를 좌절하게 만든 대목"이라며 "캘리포니아주가 보유한 진단 키트는 200개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앨릭스 에이자 보건장관은 정부가 새로운 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달 2일까지 미국 전역 공중보건연구소 90여 곳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보건부는 또 의료용 마스크 등을 긴급 생산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법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대통령이 특정 물자 생산 확대를 지시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중국 우한에서 이송된 미국인 확진 환자들이 격리돼 있는 캘리포니아주 군기지에 파견됐던 보건부 직원들이 보호장비 없이 환자들과 접촉했다는 보건부 내부 고발자 주장을 보도했다. 최소 14명의 보건부 직원이 사전교육이나 보호장비 없이 현장에 투입됐고, 사후에도 감염 여부를 진단받지 않은 채 현업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이 내부 고발자는 보건부 내에서 문제를 제기했다가 오히려 보복성 인사 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