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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日 공포의 크루즈선 첫 하선자 “귀가해 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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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판정 승객 443명 1차로 내려 / 대부분 일본인… 일상 복귀 논란도 / 감염 확산 등 새 문제 야기 우려 / 韓·美 등 ‘14일 격리’ 대책과 대조 / 크루즈선 79명 또 감염… 총 705명

세계일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최초 하선자인 도모다 시로(오른쪽)·가요코 부부가 19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배에서 내리게 돼 안도했습니다. 먼저 집에 돌아가 쉬고 싶습니다.”

일본 요코하마항 다이코쿠 부두에서 19일 하선을 시작한 공포의 크루즈선에서 가장 먼저 내린 도모다 시로(巴田史郞·77)씨가 기자들에게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도모다씨는 아내 가요코(賀代子·71)씨와 함께 지난달 20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타고 요코하마항에서 출항할 때까지만 해도 낭만의 유람선이 공포의 유람선으로 바뀔지 몰랐다. 중국과 일본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출항 1개월, 홍콩 당국의 감염자 발생 통보 후 17일 만에 귀가하게 됐다. 부부는 모두 선사 측에서 제공한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가요코씨는 “불평불만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선사 측에서 제공하는) 음식도 맛있었고 크루즈선 스태프들이 잘 해줘서 격리생활을 즐겁게 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부가 이 배를 타고 한 크루즈선 여행은 이번이 10번째라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날 당초 예정보다 20분 늦은 오전 10시50분부터 승객의 하선을 시작했다. 발열, 기침 등의 감염 증세가 없고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승객을 중심으로 1차로 443명이 내렸다. 대부분 일본인이다. 70대 한국인 승객 1명도 하선했다. 당초 승선했던 한국인 14명(승객 9명·승무원 5명) 중 6명(승객 2명·승무원 4명)은 대통령 전용기로 귀국하고, 1명이 하선해 이 배에 남은 한국인은 이제 7명이다. 하선은 2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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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항 다이코쿠 부두에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하선하는 코로나19 미감염 승객들을 태울 버스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요코하마 교도=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이날 하선자를 위해 요코하마역과 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무료 셔틀버스와 유료 택시를 대기시켰으며 자가용이나 일반 대중교통 이용도 제한 없이 허용했다. 도모다씨 부부는 일반 버스를 이용한 뒤 전철을 타고 도쿄 집으로 귀가하는 방법을 택해 무료 셔틀버스 등을 이용한 다른 사람들에 앞서 부두 구역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대거 쏟아지는 환경에 노출됐던 사람들을 그대로 일상생활로 복귀시키는 것이 감염 확산 등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미국 등 이 배에서 국민을 데려간 각국은 코로나19의 잠복 기간으로 알려진 14일간 격리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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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항 다이코쿠 부두에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해 있다. 요코하마 교도=연합뉴스


일본 후생노동성 재해파견 의료팀(DMAT) 일원으로 이 배에 승선했던 감염증 전문가 이와타 겐타로(岩田健太郞) 고베대 교수는 18일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선내 상황에 대해 “엄청나게 비참한 상태로, 마음속으로부터 무섭다”고 밝혔다.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를 통해 지난 5일 이 배에서 객실 대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감염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정권의 선상 방역 조치가 실패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크루즈선에서 79명을 포함해 일본에서는 이날도 90명의 추가 감염자가 확인됐다. 전체 감염자는 705명(크루즈선 621명·오후 11시 현재)을 기록했다.

요코하마=글·사진 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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