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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감염 불안에도… 의료진·자원봉사자 헌신 ‘감동’ [심층기획 - '코로나 19' 대참사 부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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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60% 감염” 등 전문가 의견 분분 / 중국 넘어 아시아인 혐오·차별로 변질 / 우한 거주 팔레스타인 의사 알리 와리 / 동료 480명 모아 두달 넘게 자원봉사

세계일보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불확실한 정보와 전문가들의 엇갈린 전망이 ‘포비아’(무지로 인한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 포비아’는 중국인뿐 아니라 아시안인에 대한 인종차별로 변질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차별에 반대하거나 중국을 응원하는 운동 역시 확산되고,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가 뜨거운 감동을 주고 있다.

◆바이러스와 함께 번지는 코로나 포비아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여 지났지만, 확산세 향배나 피해 규모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 확산세가 꺾이고 있다”며 “이 추세라면 2월 말 절정기를 지나 4월 전 사태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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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대형 전시장을 개조한 임시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들 옆을 지나가고 있다. 우한 AP=연합뉴스


반면 홍콩대 의학원장 가브리엘 렁 교수는 11일(현지시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전파력을 고려할 때 통제하지 못하면 세계 인구 60%가 감염될 수 있다”며 “치명률이 1% 정도로 낮다 해도 대규모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6일 “4월 말∼5월 초 절정에 이를 것이며 이때 매일 15만명 이상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늑장대응과 중국 감싸기 논란에 휩싸인 WHO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람 간 감염 사실이 드러나면서 14억 인구와 세계 2위 경제규모를 가진 중국의 영향력만큼 바이러스 확산 속도도 압도적일 것이라는 우려 속에 지구 반대편에서도 강력한 방역대책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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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의 한 기차역에서 지난달 22일 직원들이 소독약을 뿌리며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우한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대서양의 영국령 포클랜드제도는 자국민과 외래 방문객에게 코로나19 정보를 안내하는 포스터를 배포했다. 카리브해 국가 자메이카도 격리센터를 준비하고 의약품 비축량을 확대했다. 아이슬란드는 코로나19 일일 상황보고 센터를 설치하고 수백명을 격리할 수 있는 공간 확보에 나섰다. 북극과 가까운 인구 약 6만명의 그린란드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한서 감염자 돕는 외국인들… 각지에서 응원 메시지도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는 새로운 혐오와 차별을 낳았지만, 감염의 공포에 굴복하지 않고 발병지 우한에서 환자들을 돕는 ‘영웅’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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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우한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출신 의사 알리 와리(사진)는 메신저앱 ‘위챗’을 통해 아랍인 동료들을 모아 코로나19 방지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와리는 “아랍어와 중국어, 영어를 할 수 있으니 환자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바이러스 정보를 번역해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아랍인 중심의 우한 자원봉사 그룹은 순식간에 480여명으로 늘었다. 함께 봉사하고 있는 모하메드 카티브는 “감염병에 반드시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고 믿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안다”며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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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두 달 넘게 교대 근무로 24시간 운영체제를 유지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 셰허 병원에서 온 의사 한딩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치료할 때는 먹고 마시고 화장실 가는 것조차 어려워 기저귀를 차고 일한다”고 전했다.

우한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뉴욕 맨해튼 남쪽에 위치한 차이나타운에서는 시민들이 춘제(중국의 설)를 기념하는 거리행진에서 “우한을 지지합니다”, “힘을 내요, 우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1일 홍콩에서 출항한 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5개국에서 퇴짜를 맞고 표류하던 ‘웨스테르담호’는 13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했다. 승객과 승무원 2200여명을 맞이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진짜 질병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두려움”이라고 강조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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