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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외국인 노동자 숙소 화재로 태국인 3명 사망… 왜 탈출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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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5일 오후 전남 해남군 현산면 한 단독주택에서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해남소방서 제공.


전남 해남의 한 외국인 노동자 숙소에서 불이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태국인 노동자 3명이 숨졌다.

2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7분쯤 해남군 현산면의 한 외국인 노동자 숙소에서 불이 났다. 이날 화재로 30대 중반의 태국인 노동자 남성 2명, 여성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10대와 119 구조대원 25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불은 숙소 내부를 태운 뒤 진화됐으나 욕실에서 2명, 거실에서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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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난 곳은 인근 김 공장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노동자 숙소로, 숨진 노동자들은 21일 오후부터 이곳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은 “아침부터 싸우는 소리가 났는데, 불이 날 당시 폭발음은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장을 통제하는 한편 숨진 노동자들의 신원파악과 함께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현장에는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이어지고 있다. 화재는 약 40분 만에 119소방대에 의해 완전히 꺼졌다. 불은 단층 짜리 숙소 내부만 태웠는데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출입문이 열려 있었다. 화재로 인한 구조물 붕괴 사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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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태국인 노동자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전남 해남군 현산면 주택에 경찰 과학수사 요원이 수집한 증거물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대형 화재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노동자들이 크지 않은 집에서 탈출하지 못한 것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화재 소식을 접하고 현장을 찾은 한 이웃 주민은 “동료 외국인 노동자로 추정되는 낯선 방문객 1명이 최근 이 집을 드나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민은 외국인 노동자들끼리 다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고 숙소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숨진 노동자들은 나흘 전인 21일 저녁 무렵 해당 주택에 들어가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곳은 인근 김 공장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노동자 숙소다.

경찰은 숨진 세 사람의 정확한 신분을 파악과 함께 체류비자 유효 여부도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며 "중요한 사실이 밝혀지거나 언론에 알릴 내용이 있다면 공식 경로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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