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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우한폐렴 2호 확진자 화난시장 안갔다···"밀접 접촉자는 6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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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증상 없어 능동감시 대상 분류

김포 공항서 택시 타고 집으로 이동해

질본 “중국 전역 대상 확대해 검역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국내 두 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69명으로 확인됐다.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승객과 가족 등이다.

보건 당국은 또한 확진자가 '사람간 전파' 사례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난 해산물 시장에는 들른 적이 없고, 의심증상이 있던 중국인에게서 옮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내 두 번째 확진 환자를 발견하고 동선 및 접촉자 파악을 위한 1차 조사를 완료해 발표한다”며 “환자는 중국 우한시에 머무는 도중 화난 해산물 시장에 방문한 적은 없었지만, 같이 근무하는 동료(현지 중국인 직원) 중 감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 간 전파에 의한 감염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감염 경로에 대해선 지속해서 조사해야 한다”며 “현지 노출력을 조사했을 때 같이 일하는 직원 중에 유증상자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에서 역학조사관이 추가 조사 중”이라며 “중국 내 사례도 있기 때문에 사람 간 전파로 감염됐을 거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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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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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이 이 환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1차로 파악한 결과 밀접 접촉자는 69명으로 확인됐다. 지난 22일 상하이항공편(FM823)을 타고 같이 김포공항으로 들어온 승객 등 56명과 공항 내 직원 4명, 택시기사 1명, 아파트 엘리베이터 동승자 1명, 보건소 직원 5명 가족 2명 등이다.

질본은 이들 밀접접촉자 69명의 명단을 관할 보건소에 통보한 뒤 이날부터 능동감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추가 조사를 통해 접촉자 인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접촉자가 많아 지역사회 노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 본부장은 “환자는 우한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어 들어올 때부터 마스크를 쓰고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환자가 외부 접촉 없이 집에서 생활했고, 진료를 위해 보건소 정도를 갔다”며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추가 노출이 없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노출은 많지 않고 격리됐던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장 접촉 시간이 길었던 가족에 대해선 특별하게 모니터링, 관리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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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국 우한 톈허공항에 도착 후 짐을 챙기는 승객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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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에 따르면 두 번째 환자는 55세 한국인 남성으로 우한시에서 지난해 4월부터 근무해왔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10일부터 목감기 증상을 처음 느꼈고 몸살 등의 증상이 심해져 19일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지만 체온은 정상이었다. 이후 지난 22일 우한에서 상하이를 거쳐 입국했다.

입국 당시 발열감시 카메라상 발열이 체크돼 건강상태질문서 등을 통해 검역조사를 한 결과 인후통 등의 증세는 확인했지만, 호흡기 증상이 없어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돼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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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우한 폐렴'의 최초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이 21일 폐쇄되어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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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공항에서 택시를 이용해 자택으로 이동했고 이후 자택에서만 머무른 것으로 중간조사에서 파악됐다고 질본은 밝혔다.

입국 다음 날인 23일부터 인후통이 심해져 관할 보건소에 진료를 요청했다.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은 뒤 X선 검사상 기관지염 소견이 확인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된 뒤 검사를 받고 이날 오전 두 번째 환자로 확인됐다.

정 본부장은 “환자는 발열이 37.8도로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판단 시) 중요하게 보는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없어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했다”며 “중국 내에 환자가 확대되는 상황을 반영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환자의) 사례정의를 강화하는 것을 전문가 검토를 거쳐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내일부터라도 사례를 촘촘히 강화해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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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탑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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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시뿐 아니라 중국 전 지역을 오염지역으로 확대해 검역을 더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정 본부장은 “우한시발 직항편이 없어지면 다른 지역으로 분산돼 들어올 위험이 있다"며 "오염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 검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다만 하루에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만 3만2000명에 이르는 만큼 1대1 발열 체크는 어렵고 입국장 발열 감시나 유증상자 검역 조사 등을 강화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건 우한시나 중국 다른 지역을 다녀오고, (의심) 증상이 있으면 먼저 증상을 설명하고 협조해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첫 번째 확진자인 35세 중국인 여성은 여전히 발열이 있고 최근 촬영한 흉부 고해상 CT(컴퓨터단층촬영)에서 폐렴 소견을 보여 진단검사를 더 진행하고 있다고 질본은 밝혔다.

한편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보다 낮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보다 높다고 밝혔다.

WHO는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예비 R0 추정치’를 1.4∼2.5로 제시했다. 재생산지수로 불리는 R0는 전염병이 사람 간 전파되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다.

R0가 1보다 크면 전염병이 감염자 1명에게서 다른 사람 1명 이상으로 전파된다는 의미다. R0값이 사스는 4이며, 메르스는 0.4∼0.9로 알려졌다. 앞서 WHO는 이틀간 두 차례에 걸쳐 긴급위원회를 열었지만 “아직 국제적인 보건 비상상태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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