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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중남미에도 ‘의심환자’…‘우한 폐렴’ 안전지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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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브라질 등…대부분 중국 방문 경험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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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지난달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이 중국 전역 및 아시아, 미국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중남미와 러시아 등에서도 우한 폐렴 감염 ‘의심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의심환자 대부분은 최근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이다. 춘절(설)에 따른 중국인들의 대규모 해외여행까지 고려하면 이제 세계에서 우한 폐렴의 ‘청정지대’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정반대 편에 있는 중남미 지역에서도 ‘우한 폐렴’으로 비상이 걸렸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두 건의 의심 사례가 있다”며 “한 건은 완전히 가능성이 배제됐고, 타마울리파스주의 나머지 한 건은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의심환자는 57살의 멕시코국립공과대 교수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중국에 다녀왔으며, 우한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열은 없이 마른기침과 콧물 증상을 보여 현재 자가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35살의 여성이 최근 중국 상하이를 여행한 뒤 지난 18일 귀국했으며 급성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 증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상하이에선 22일 현재 9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해 신종 바이러스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와 함께 콜롬비아에서도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입국한 중국 국적의 19살 남성이 우한 폐렴 의심 증상을 호소해 공항에서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공포는 유럽과 러시아도 짓누르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선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고 <타스> 통신 등이 22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명은 중국 대학생으로 검사 결과 음성 판정를 받았다. 다른 한명은 러시아 남성으로,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공항에 도착한 뒤 체온이 38도까지 올라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결과는 23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서유럽 쪽에선 확진환자나 의심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경계감은 치솟고 있다. 영국 히스로국제공항은 우한에서 온 여행객을 격리하고 있지만, 한 여행객은 <데일리 메일>에 “몸이 아프면 의료콜센터로 전화하라는 얘기만 들었다”고 밝혔다. 영국 전문가들은 이미 영국 안에 환자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항 검역 방식은 비행기에서 내릴 때 열이 난 사람만 걸러낼 수 있고 잠복기 환자는 잡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외에 한명의 확진환자가 확인된 미국에서도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했던 16명에 대해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대학의 생물학자인 닐 퍼거슨 교수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서처럼 이미 한 감염자가 다수를 감염시키는 ‘슈퍼 전파’ 사례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데일리 메일>에 밝혔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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