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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흑돼지 시켰는데 불판닦이용 비계가?” 양심불량 식당에 뿔난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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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비계 삼겹살’(과지방 삼겹살)을 판매한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식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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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함량이 지나치게 많은 이른바 ‘비계 삼겹살’(과지방 삼겹살)이 또 논란이다. 최근 한 누리꾼이 제주의 한 식당에서 겪은 일을 공유하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비슷한 사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열받아서 잠이 안 옵니다…(제주도 가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방송에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는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식당에서 흑돼지 삼겹살 15만 원치를 시켰는데, 고기 단면의 대부분이 비계인 삼겹살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글쓴이 ㄱ씨는 “직원에게 컴플레인(항의) 했더니 ‘이 정도면 고기가 많은 편입니다’(라고 대답했다)”며 “결국 기분(이) 더러워서 3점 먹고 14만7000원 계산하고 나왔다”고 적었다. 해당 글은 2일 오전 10시 기준 4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를 모았다.



이후 온라인에는 비슷한 사례를 ‘인증’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서귀포시의 또 다른 흑돼지 식당에서 ‘비계 삼겹살’을 받았다는 글쓴이 ㄴ씨는 “다른 부위로 바꿔달라고 하니 ‘원래 날마다 들어오는 고기가 다르니 못 바꿔준다’고 바로 구워버렸다”며 “이 정도 비계는 돈 주고 사 먹기 좀 너무 하지 않냐”고 토로했다. 대구에서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며 “(식당 주인들은) 양심을 지키라”는 글도 올라왔다.



한겨레

‘보배드림’에 잇따라 올라온 ‘비계 삼겹살’(과지방 삼겹살) 인증 사진들. ‘보배드림’ 게시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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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누리꾼들은 “불판 닦는 용도로 보이는 걸 먹으라고 내놓냐”, “저런 걸 가족한테도 먹일 수 있는지 사장에게 물어보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을 보고) 막창인 줄 알았다”, “삼겹살이 아니고 장어 아니냐”고 비꼬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ㄱ씨가 방문한 식당 사장이라고 밝힌 ㄷ씨는 지난달 30일 ‘보배드림’에 실명으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당시 상황과 이유, 사실관계를 떠나 비계 비율이 많은 고기가 제공돼 불만족스럽게 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방문해 주셨던 피해 손님들이 연락 주시면 최대한 만족하실 수 있는 방향으로 보상하고, 향후 1개월 동안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손님에게 오겹살 200g을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ㄱ씨는 “보상을 거절하겠다”는 취지의 댓글을 단 상태다.



지방자치단체도 나섰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2일 오전 도청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민간 사업체 운영에 과도하게 개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식문화 자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면서도 “위생 관련 부서가 식당에 대한 지도 감독 권한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찾고, 점검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겨레

지난해 10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 해당 매뉴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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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3월3일 ‘삼겹살 데이’ 당시 일부 유통업체가 ‘반값 삼겹살’이라고 홍보하며 ‘비계 삼겹살’을 판매해 논란이 일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0월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내놓은 바 있다. 농식품부가 권장하는 적정 비계 양은 소포장 삼겹살의 경우 일반 삼겹살은 1㎝ 이하, 오겹살은 1.5㎝ 이하다. 오겹살은 지방층이 얇아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삼겹살 부위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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