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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중, ‘신종 코로나’ 사망 17명 정보공개…“대부분 기저질환 60~8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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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특성

60대 5명, 70대 2명, 80대 8명

40·50대도 1명씩…남성이 3배

대개 고혈압·당뇨 등 병력

의료계 “고령·기저질환 감염시

면역체계 약해 위험성 높은 듯”

“늦게 발견시 치명률 높아

사스 수준까지 이른 것으로 추측”

국내 증상 21명 모두 음성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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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폐렴으로 숨진 17명은 대개 70~80대 고령층으로,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기저질환을 갖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치명률과 비슷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치명률이란, 병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전체 감염자 중 사망자 비율을 의미한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사스 치명률은 약 11%이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20~46%에 이른다.

2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첫 사망자인 청아무개(61)부터 22일 숨진 잔아무개(84)까지 사망자 17명의 신상 정보와 치료 경과, 과거 병력 자료를 공개했다. 숨진 이들의 평균 나이는 약 73살이다. 80대(8명)가 가장 많았고 60대(5명)와 70대(2명)가 뒤를 이었다. 40대와 50대도 각 한명씩 포함됐다. 성별로는 여성 사망자가 4명에 그친 반면 남성은 13명이나 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과거 암 병력이 있거나 고혈압·당뇨·고지혈증·동맥경화·간경화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 의료계에선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 체계가 약하기 때문에 고농도 바이러스를 보유하게 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력이나 치명률이 어느 정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까지 모아진 정보에 따르면, 고령층과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가장 위험하고 조기에 진단 및 치료가 안 되거나 늦게 (감염 사실이) 발견된 경우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돼 있어 메르스와 위험요인이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치명률 파악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중국이 발표하는 분모(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너무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감기 같은 경증 증상을 앓는 감염자 수가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5년 국내 메르스 역학조사를 담당했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메르스·사스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치료가 늦어지거나 응급 시 대처를 못 할 경우,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 역시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어 보인다”며 “유행 초반에는 치명률이 낮은 것 같았는데 중국 보건당국 발표 추이를 보면 사스 치명률 수준까지 이른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중국 우한 외 다른 도시에서도 지역사회 전파를 통해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병원 감염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른 호흡기 질환의 발열·기침 등과) 초기 증상 구분이 안 되기 때문에 의료인들이 개인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가 노출될 경우, 면역이 떨어진 이들이 많고 밀폐된 공간인 병원 내 감염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중국 현지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교민들의 건강 보호를 위해 베이징에 위치한 주중 한국대사관에 역학조사관 1명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23일까진 질병관리본부와 7개 지역 보건환경연구원에서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가 가능했으나, 24일부터 검사 가능 기관을 10군데 더 늘려 전국 17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가 가능해진다. 질병관리본부는 23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의 결정과 무관하게 당분간 현재와 같은 총력 대응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날까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조사 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된 21명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에서 해제됐다. 앞서 감염이 확인된 1명은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박현정 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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