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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인영 "심재철보다 양석조 상갓집 언행이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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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연이틀 檢 비판…추미애 "상갓집 추태" 이어 여당 원내대표까지

조국 전 법무장관 등 정권 유관 사안 수사를 놓고 벌어진 검찰 내부의 갈등에 대해 정부,여당 인사들이 연이어 강한 메시지를 내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상갓집 추태" 입장문에 이어, 21일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최근 양석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동료 검사 장인상 빈소에서 직속상관인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에게 '조국이 왜 무혐의인지 설명해 보라', '당신이 검사냐' 등의 말을 한 데 대해 "본인 스스로 자숙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로서, 엄정한 사법기관 종사자로서 정제된 표현이었는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 명백히 비판할 지점이 있다"며 "더군다나 그것이 여과 없이 사회로 흘러나와서 국민들한테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점은 비판받을 점"이라고 양 차장을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라디오 진행자가 '검찰 일각에서는 심 반부패부장이 조 전 장관 불기소 의견을 낸 것이 징계 대상이라고 한다'고 질문하자 "그것은 직무활동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에 별개 사안"이라며 "법률적 판단, 직무행위 관련 판단은 당사자가 자기 책임과 권한 안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서 적용하면 되는 문제이고, 그와 별개로 이뤄진 상갓집에서의 언행, 이런 부분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양 연구관이 직속상관인 심 반부패부장에게 반말로 고성 항의를 한 배경에는 조 전 장관 사건 등을 둘러싼 검찰 내부의 대립이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휘 하에 수사를 진행해온 이전 수사 지휘부와는 달리, 지난 8일 검찰 고위인사로 신규 발령을 받은 이성윤 중앙지검장, 심 반부패부장 등은 조 전 장관 등 현 정부 유관 사안 수사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 부장은 지난주 윤 총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기소를 미루자"는 의견을 냈고, 비슷한 시기 대검 연구관들에게는 조 전 장관은 무혐의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연구관의 '상갓집 사건'은 이에 대한 항의성인 셈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날 '대검 간부 상갓집 추태 관련 법무부 알림'이라는 제목의 입장 자료를 내어 "심야에 예의를 지켜야 할 엄숙한 장례식장에서 장삼이사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법무,검찰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대단히 유감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입장문 제목부터가 양 연구관의 언행을 '상갓집 추태'로 규정한 것이었다.

추 장관은 "그동안 여러 차례 검사들이 장례식장에서 보여 왔던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더구나 여러 명의 검찰 간부들이 심야에 이런 일을 야기한 사실이 개탄스럽다"며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의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양 연구관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전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양 연구관의 언행을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일부 고위 검사의 도를 넘은 공직기강 문란", "특권과 기득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부 고위 검사들의 공직기강 해이", "상관의 면전에서 주사에 가까운 추태로 모욕하는 행패를 부린 것"이라고 규정하고 "검찰개혁에 대한 의도적 반란이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부적절한 공직기강 문란 행위는 마치 할 말은 하는 기개 있는 검사로 보이고자 하는 이면에 검찰개혁과 대통령의 인사권에 정면도전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실상의 항명"이라며 "문제가 된 인물들이 모두 윤 검찰총장의 측근 인사들이라는 점도 주목된다"고 윤 총장까지 겨냥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나아가 "상가에는 윤석열 총장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자신의 사적관계보다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에 충실했다면 부적절하고 추태에 가까운 항명을 제지하고 경고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방관했다는 점에서 윤석열 사단의 불만 표출이 윤 총장의 지시 혹은 방조아래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까지 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또 "이번 사건은 1986년 발생한 국방위 회식 사건과 매우 닮은꼴"이라며 "당시 신군부 쿠데타의 주역으로 승승장구하던 하나회의 정치군인들이 여당 원내총무의 멱살을 잡고, 국회의원을 발길질로 폭행한 사건"을 언급하고는 "사적 이해관계로 똘똘 뭉친 일부 기득권 세력이 기고만장함으로 공적 질서를 무력화시킨 대표적 사례다. 윤 검찰총장과 그의 측근 세력들은 자신들의 권력으로 검찰과 세상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 취해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 : 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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