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현금화' 쉽고 '대박' 노린 청소년 금은방 절도 잇따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광주지역에서만 최근 한 달 새 청소년 금은방 절도 범행 6건

솜방망이 처벌에 '한탕' 노린 10대들 모방 범죄 이어지는 듯

구속 기준 등 경각심 줄 수 있는 방안 마련돼야

광주CBS 박요진 기자

노컷뉴스

광주 광산경찰서 청사(사진=광주 광산경찰서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금화가 쉽고 목돈을 만질 수 있는 데다 성인들에 비해 처벌이 약하다는 점을 악용한 10대 청소년들의 금은방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청소년들이 금은방에서 저지르는 범행은 주로 손님으로 가장해 업주를 속인 뒤 귀금속을 착용한 채 달아나는 수법이 많지만 새벽시간대 상점 유리를 깨고 침입해 귀금속을 싹쓸이하기도 하는 등 범행 수법이 대담해지고 있다.

20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 말 이후 이날까지 광주지역에서는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구입할 것처럼 속이거나 유리를 깨고 침입해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10대 청소년 범행은 6건에 달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20일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중학생 A(13)군 등 4명을 긴급 체포했다.

A군 등은 이날 새벽 3시 3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금은방 유리를 벽돌로 부수고 침입해 7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 40여 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같은 동네에서 지내온 이들은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A군 등은 지난 18일 새벽에도 인근 금은방에서 범행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들 중 한 명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에 해당돼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광주 북구 한 금은방에서 360만 원 상당의 15돈 순금 팔찌 1점을 구입할 것처럼 속인 뒤 달아난 중학생 B(15)군이 경찰에 붙잡혔다.

노컷뉴스

광주 북부경찰서 청사(사진=박요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B군은 이달 5일 광주 동구 한 금은방에서도 530만 원 상당의 20돈 순금 팔찌 1점을 같은 수법으로 훔쳐 불구속 입건돼 경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경찰은 연이은 범행에 B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B군이 미성년자이고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광주지역 금은방을 돌며 상습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이다 붙잡힌 10대도 있었다. C(14)군은 지난 2019년 12월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광주 동구·광산구 금은방 3곳에서 22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다.

귀금속을 구입하러 온 손님 행세를 하던 C군은 주인이 한 눈을 파는 사이 귀금속을 가지고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금은방에서 잇따라 절도 행각을 벌인 B군과 수법이 유사하고 동일 범행을 저지른 이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C군의 구속했지만 B군은 구속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10대 청소년들도 범행을 저지를 경우 구속 등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귀금속 절도는 범행 이후 도주가 용이하고 현금화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며 "여기에 한 번만 범행에 성공해도 수백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점까지 더해지면서 10대들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이 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