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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조수빈 배후 누구?"…'역사저널 그날' 폐지 위기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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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방송인 조수빈. 이미지나인컴즈 제공


피디협회 등 KBS 구성원들이 '역사저널 그날' 섭외를 받은 적 없다는 방송인 조수빈 입장을 정면 반박하면서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KBS '역사저널 그날'은 10년 넘게 이어져 온 대표 교양프로그램이지만 최근 KBS 전 아나운서인 조수빈의 MC 기용을 거부하자 사실상 폐지 당했다는 제작진의 폭로가 나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역사저널 그날'은 지난 2월 종영 후 3개월 간 재정비해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마저 불투명해졌다. 뿐만 아니다. 이미 배우 한가인을 MC로 확정하고, 여러 패널들을 섭외해 본 녹화만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무산될 경우 관련 손해 비용은 억 단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프로그램을 믿고 진행된 2억여 원의 협찬 역시 물거품이 됐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 앞에서 열린 'KBS 역사저널 그날 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는 김세원 KBS PD협회 회장, 김은곤 KBS PD협회 부회장, 조애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 수석부위원장, 기훈석 KBS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조수빈씨가 출연을 고사했으니 문제 없는 것이 아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이제원 제작1본부장은 '조직 기강이 흔들렸다. 회사의 결정은 프로그램 무기한 보류'라고 통보했다. 프로그램을 없앨 정도의 힘이 있는 출연자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며, 과연 이 결정이 이 본부장의 의견인지, 박민 사장 혹은 더 윗선의 결정인지 의문을 제기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사건의 시작은 첫 녹화를 3일 앞둔 지난달 25일이었다. 이 본부장이 조수빈을 '역사저널 그날'의 MC로 앉힐 것을 최종 통보했다. 제작진은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준비를 마치고 코너 촬영까지 준비를 끝낸 시점이었다. 결국 녹화는 2주 간 연기됐고, 급기야 지난 10일에는 이 본부장으로부터 프로그램 방송을 무기한 보류하고 제작진을 해산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앞서 제작진은 조수빈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 백선엽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 종편(종합편성채널) 앵커 및 MC 및 다수 정치 행사 진행 경력을 가졌기에 중립성이 중요한 역사 프로그램에 논란이 예상되는 인사를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수빈은 이 같은 섭외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으나 이들은 "제작진이 여러 상황을 수습하던 사이 조수빈 측으로부터 스케줄이 안된다며 '역사저널 그날' 부장에게 연락해왔다. 공식 섭외를 받은 적 없다며 유감을 표명한 조수빈에게 묻고 싶다. 왜 섭외를 받지도 않은 프로그램에 일정을 핑계로 출연 불가 통보를 했나. 스스로 낙하산 MC임을 인정한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윗선에서의 MC 기용이 제작진 반대 및 당사자 출연 고사로 불발됐다고 해서, 프로그램이 폐지 위기까지 가는 일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KBS 구성원들은 여기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했다.

기훈석 시사교양 중앙위원은 "누가 무슨 이유로 조수빈을 꽂았는지 의문이 든다. 너무 이례적이다. 400회 동안 정치 이슈로 심의를 받은 적도 없고, 내부 구호가 '논란 제로'일 정도로 조심스러운 프로그램인데 녹화 3일 전에 MC 교체를 지시했다. 그 때는 상식적으로 교체가 안되고, 하려면 최소 한달 전에 이야기한다. 유명 배우와 조수빈의 차이는 누구나 알텐데 왜 최소한의 이유도 밝히지 않는지 모르겠다"라고 짚었다.

또 "본부장을 제외한 모든 간부, 모든 PD가 조수빈 교체를 반대하면 보통 철회를 한다. 그런데 누구의 지시이고 명령이기에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다. 고위 간부들이 편지를 쓰고, 면담하고 읍소하는데도 조수빈이 출연을 고사했다고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납득이 가지 않는다. 배후가 누구인지 끝까지 밝힐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세원 회장은 "지금이라도 준비 과정 그대로 재개되길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번주 내에 실현되지 않으면 본부장, 사장을 비롯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강경하게 투쟁하겠다"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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