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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검찰, 고유정에 사형 구형 “계획살인 명백, 반성도 사죄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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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경향신문

지난해 검찰도 송치 중인 고유정.


검찰은 20일 오후 2시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인명경시에 의한 계획적인 살인이 명백하고 반성과 사죄가 없었다”며 “고유정에 대해 일부라도 감경하는 것은 정의에 부합하지 않고 관용과 선처도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유정은 아들 앞에서 아빠를, 아빠 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류적 범행을 수차례 저질렀다”며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을 맞이한 피해자들, 아직도 고통과 절망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유가족들, 그것을 지켜보는 피고인의 뻔뻔한 거짓말에 재판부의 결단을 원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최종의견에서 “피고인은 이 사건과 관련해 편향된 수사, 여론의 질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주장하지만 지금까지 이번처럼 억울하게 각색된 사건을 본적이 없다”며 “피해자가 죽어 말을 못하는 현실에서 피고인은 변명을 일삼고, 고인의 명예를 더럽히고 모욕하는 상황이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전 남편의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된 것은 결정적인 스모킹 건”이라며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범행이 우발적이었다는 사실은 무너진다”고 밝혔다. 검찰은 “뿐만 아니라 사건 범행 직전 졸피뎀과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했고, 수회에 걸쳐 잔혹하게 피해자를 공격했으며 잔혹하게 사체를 손괴 은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의붓아들 살해사건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은 자신이 피해아동을 살해한 직접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사망한 아이의 사인”이라며 “‘기계적 압착에 의한 질식사’는 피해아동이 누군가에 의해 고의적으로 살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자연사나 병사, 과실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없고, 외부의 침입이 없었던 점, 집안에 같이 있던 친부는 살해 동기가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살해했다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공교롭게도 아이가 사망할 당시 자고 있지 않았고 2018년 11월 현 남편에게서 검출된 수면제를 처방받았으며 사건 전 질식사 관련기사를 검색했다”며 “범행 전 현 남편의 고약한 잠버릇을 언급했고, 다른 방에서 자는 척 하며 사전준비도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측은 사고당일인 지난해 5월25일 오전 11시26분 전 남편 ㄱ씨(37)가 고씨와의 법정싸움 끝에 1년여만에 아들을 놀이공원에서 만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환우 검사는 ㄱ씨가 아들을 향해 서서히 다가간 후 와락 안고, 번쩍 들어올려 목마를 태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개하며 “이 사건을 수사하며 가장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목이 메어 한참 말을 멈추기도 했다. 방청석도 울음바다로 변했다.

이날 변호인측은 국과수 등에 요청한 자료가 도착하지 않았다며 한차례 더 재판 연장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예정됐던 고씨의 최후진술은 다음달 10일에 예정된 공판에서 이뤄진다. 선고도 한차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부터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ㄱ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3월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ㄴ군(5)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한 혐의로도 추가기소됐다. 제주에서 살던 ㄴ군은 2월28일 청주로 거주지를 옮긴 뒤 사흘만에 숨졌다. ㄴ군은 발견 당시 친부와 함께 자고 있었고, 고씨는 감기 기운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방에서 잠을 청해 수사 초기 경찰의 의심을 피해 갔다.

고씨는 그간 진행된 재판에서 전남편 살해 사건에 대해서는 자신을 성폭행하려 하자 대항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손괴, 은닉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전 남편의 시신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또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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