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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이란, 미사일 공격 5분만에 美에 "추가공격 없다"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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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지난 8일 이라크의 미군 기지들에 미사일 공격을 한 직후 미국 측에 '추가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비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이 미사일 발사 이후 곧바로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스위스 대사관에 암호화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NYT는 "이란이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에 공격을 가했지만 추가적인 공격이 없을 것이라는 의사를 즉시 전했다"면서 "미국의 반격 조치를 막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보도했다.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은 미국·이란 단교 이후 이란에서 미국의 이익 대표부 역할을 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테헤란의 스위스 대사관은 이 메시지를 받은 지 2분 만에 워싱턴에 있는 스위스 대사관과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대이란 특별대표에게 보냈고, 이는 5분도 안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과 함께 회의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자가 없다는 보고를 받은 뒤 트위터에 "괜찮다.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이 보낸 비밀 메시지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란이 물러나는 것 같다"며 군사 작전 대신 경제 제재 방침을 발표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사흘째 이어지면서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3일 테헤란 곳곳에서 수많은 시민이 여객기 격추 피해자들을 애도하고 정부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인권센터는 진압 경찰이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서 여성 한 명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란 당국은 발포 사실을 부인했다. 전날에는 테헤란뿐만 아니라 케르만샤·야즈드·셈난 지방 등지에서도 동시다발적인 시위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매체는 집회가 평화적으로 해산했다고 보도했지만 온라인에는 자욱한 최루가스와 옷으로 코와 입을 가린 시위대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와 반정부 시위 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군 병력이 주둔하는 이라크 알발라드 공군기지에 또 로켓포 공격이 벌어졌다고 이라크군이 밝혔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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