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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혹독한 시간’ 거친 조국…두 갈래 재판 앞두고 갈 길 먼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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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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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의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연루 의혹에 대해 검찰이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밝혀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은 ‘감찰 무마 의혹’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를 받는 동안을 ‘혹독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2020년 초부터 조 전 장관에겐 기소와 재판을 앞두고 관련 혐의를 다툴 또 다른 ‘혹독한 시간’이 남아있다.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4개월에 걸친 수사를 마치고 31일 조 전 장관을 입시 비리, 장학금 부정수수,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에게 두 자녀의 입시 비리에 관련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위조공문서행사,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를 적용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와 억지기소”라면서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밝혀나가겠다”고 입장문을 냈다.

조 전 장관은 곧 있을 검찰의 기소에 사실과 법리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인 류근씨는 30일 조 전 장관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일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조 전 장관은 문자메시지에 “구속이라는 최악의 고비를 넘었지만, 큰 산이 몇 개 더 남아있다”며 “검찰은 새해 선물로 저에게 기소를 안겨줄 것이고, 언론은 공소장에 기초해 저를 매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이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나, 저는 사실과 법리에 의거해 다툴 것”이라며 “그것 밖에 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2020년 가족 비리 의혹과 청와대 하명수사 및 감찰무마 의혹을 두고 긴 재판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맡은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조만간 조 전 장관을 기소할 방침이다. 법원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죄질이 좋지않다” “당시 민정수석인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가 소명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중단 지시는 인정하면서도 정무적 판단일 뿐 법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의 단초가 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재판도 곧 시작된다. 서울동부지법은 1월6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 8월27일부터 시작됐다.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딸 등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정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웅동학원 비리 의혹, 딸의 논문·인턴·장학금 관련 의혹이 제기되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부산대, 고려대 등 20여 곳 이상 동시 압수수색에 나섰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28일 만인 9월6일 인사청문회가 개최됐다. 검찰은 이날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정 교수를 불구속기소했다. 이후 조 전 장관의 딸, 아들에 이어 동생 등도 소환조사했고, 9월16일 5촌 조카 조모씨가 구속됐다. 10월14일 조 전 장관은 취임 35일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조사는 이어졌다. 10월24일엔 정 교수, 31일엔 조 전 장관의 동생이 구속됐다.

이후 ‘청와대 하명수사·선거 개입 의혹’과 ‘감찰 무마 의혹’이 불거지며 검찰 수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 전 장관 관련 수사의 또 다른 갈래인 ‘청와대 하명수사·선거 개입 의혹’ 수사는 최근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첩보를 경찰에 내려보냈을 당시 민정수석실의 총책임자였던 조 전 장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희진·김원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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