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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파리서 교수로 변신 아르헨 군부독재의 '도살자' 결국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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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군부 독재 시절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납치·감금·살해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관이 프랑스 도피 35년여 만에 아르헨티나로 송환됐습니다.

렉스프레스 등 프랑스 언론은 프랑스 경찰이 아르헨티나의 경찰관 출신인 대학교수 마리오 알프레도 산도발을 지난 11일 파리 근교에서 체포해 현지시각 오늘(16일) 항공편으로 그를 아르헨티나로 돌려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산도발이 1976∼1983년 군부독재 시기 전국에서 3만 명의 시민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라졌을 당시에 500여 건 이상의 납치, 고문, 살해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산도발은 군부독재 당시 경찰로 재직하면서 민주화 인사들을 투옥하고 학살하는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도살자'라는 별칭이 붙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아르헨티나 민주화 이후 해외로 도피해 1985년부터 프랑스에서 살아왔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1997년 국적까지 취득했고,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파리 근교 마른라발레 대학과 소르본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등지에서 교수로 재직해왔습니다.

산도발의 이번 아르헨티나 송환은 1976년 10월 납치·실종된 건축 전공 대학생 에르난 아브리아타 사건 때문입니다.

아브리아타는 1976년 아르헨티나 군부의 쿠데타 직후 정치인과 반체제 활동가들이 투옥돼 고문당한 부에노스아이레스 해군 훈련소에 감금돼 있다가 흔적도 없이 실종됐습니다.

당시 군부가 투옥한 이들을 강제로 바다에 수장하는 등 학살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산도발은 그러나 자신이 받는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아르헨티나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하고 고문까지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프랑스의 고등행정법원인 콩세유데타는 지난해 8월 산도발의 아르헨티나 송환을 결정했지만, 산도발은 이에 불복해 헌법재판소에 항고했습니다.

프랑스 헌재는 아르헨티나에서 피해자인 아브리아타의 시신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공소시효를 적용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콩세유데타의 송환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최근 결정했습니다.

산도발 측이 유럽인권재판소에 낸 이의제기도 기각됐습니다.
정성진 기자(capta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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