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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유엔기후총회(COP25), 역대 최장 회의하고도 빈껍데기 합의로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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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카롤리나 슈미트 칠레 환경장관이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폐막한 제25차 유엔기후총회(COP25)에서 폐막 여설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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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계속된 제25차 유엔기후총회(COP25)가 원래 폐막일을 이틀 넘긴 15일 ‘긴급행동이 필요하다’는 합의문을 발표하고 폐막했다. 그러나 역대 최장 회의 시간을 기록하고도 탄소시장 관련 합의에 실패하면서 별다른 성과 없이 빈껍데기로 끝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COP25에 참석한 200여개국 대표들은 이날 COP25를 폐막하면서 ‘칠레-마드리드 행동의 시간’ 선언서를 발표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약속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조치를 각국이 보다 충실하게 이행하기로 합의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총회에서 참가국들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금을 마련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그러나 탄소배출권 거래 등 핵심 쟁점인 탄소시장 지침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이번 COP25의 주요 목표는 파리기후협약 이행에 필요한 17개 이행규칙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COP24에서는 9개 분야 17개 지침 가운데 탄소시장을 제외한 8개 분야 16개가 채택됐다. 탄소시장은 금세기 말까지의 지구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기로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장치다.

이번 COP25에서는 배출권 거래 금액 일부의 개도국 지원, 2020년 이전 발행된 감축분 인정 문제, 온실가스 감축분 거래 시 이중사용 방지 등의 쟁점에서 당사국들 간 입장이 갈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파리 기후협약 탈퇴 절차를 진행 중인 미국, 브라질과 호주의 반대가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실망스럽다”면서 “국제사회는 기후위기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소중한 기회를 잃었다”고 말했다.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사무총장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라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COP25는 개최 전부터 난항을 겪었다. 애초 칠레에서 열리기로 했던 COP25는 칠레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취소됐다. 스페인이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나서 총회가 취소되는 일은 피했지만 개최지가 갑자기 바뀌면서 참가국과 관련 단체들의 일정이 꼬였다.

제26차 유엔기후총회(COP26)는 내년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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