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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금주의역사 - 12월16~22일] ‘라이트 5남매’의 “날자, 날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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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12월17일 형 윌버 라이트와 동생 오빌 라이트 형제가 동력비행에 성공한 것은 우선 막 시작된 20세기를 장식하는 쾌거였다. 물론 하늘을 날고 싶다는 인간의 생래적 꿈이 실현된 순간이기도 했다. 그때까지 인간은 연이나 글라이더 같은 것을 이용해 하늘에 ‘떠 있을 수’는 있었으나 그것은 바람에 날리는 것이지 ‘날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라이트 형제의 집은 화목한 집안으로 ‘날개를 갖춰 날 수 있는 새’가 부화되기에도 적절한 ‘새집’이었다. 흔히 ‘라이트 형제’로만 알려져 있으나 그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윌버·오빌보다 위의 로이힐린과 로린 두 형에다 여동생 캐서린 등 ‘라이트 5남매’라고 해야 옳다. 물론 비행기를 탄 것은 윌버와 오빌이었으나 다른 3남매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비행이 성공했을지 의문스럽다.

4형제와는 거리를 둔 채 초등학교 선생으로만 일한 캐서린도 이 비행기에 미친 가정에 돈줄이 된 셈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윌버와 오빌은 ‘조인’(鳥人)의 솜씨를 타고 났다. 집이 자전거 가게를 해서 겨우 먹고살게 되자 이들 형제는 완구 가게도 곁들이면서 글라이더도 만드는 등 뛰어난 솜씨를 보였다. 물론 그 정도 솜씨꾼들은 흔히 있지만 이들 형제는 예사롭지 않은 조인의 숙명 같은 것을 갖고 태어났다.

이들 형제는 독일의 유명한 글라이더 전문가 오토 릴리엔탈을 흠모했으나 그는 1896년 돌풍에 말려 죽고 말았다. 그러면 겁이 나서 조인의 꿈을 접는 것이 상정이나 이들 형제는 오히려 진일보를 거둔다. 이들 형제는 바람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자체 동력이 있는 비행체에 눈을 떠 성공한 것이다.

윌버와 오빌이 하늘은 날았으나 사회에서 나는 데는 장애가 많았다. 학벌 좋은 과학기술자들이 변변한 학벌도 없이 자전거나 다루던 형제를 시샘해 그 날개를 난기류로 흔들어서다.

양평(언론인)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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