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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블록체인 도입 산업 1위 '금융'..대중화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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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이유미 기자] [블로코, '2019 블록체인 시장 동향 보고서' 발표]

세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25억 명은 은행을 가본 적도 없다. 17억 명은 은행 계좌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7억명 중 2/3는 이미 휴대폰이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페이스북을 쓸 줄 안다. 관점에 따라서는 정보통신 기술보다 금융 서비스의 장벽이 높을 수 있다는 소리다.

만약 정보통신 기술로 금융의 간극을 매우면 어떨까.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베라'를 들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6월 '리브라'를 발표했다. 이 일이 이슈가 된 이유는 블록체인 시스템이 금융 소외 계층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거란 평가 때문이다. 중앙화된 기관 없이 '기술'과 '전 세계 유저'들을 활용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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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올 한 해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많이 도입된 분야는 '금융'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기술 전문업체 블로코(대표 김원범)가 발표한 '2019 블록체인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서비스에서의 블록체인 도입이 가장 활발하다. 이 외 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 관련 분야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대중화가 한걸음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로코는 올해 블록체인 키워드로 △UX·UI(사용자 경험·인터페이스)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DeFi(탈중앙화) 금융 △BaaS(블록체인형 서비스) △암호화폐 규제 지침 △DID(탈중앙 식별자 서비스) △PoC(성능검증) 등을 꼽았다.

◇UX/UI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는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블로코 측 분석이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국내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블록체인 디자인 행사가 열리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UX/UI 기술이 안정화되기까지는 앞으로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DApp(블록체인 상의 애플리케이션)과 토큰 시각화·결제, 암호화폐 지갑 등의 분야에서 이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은 퍼블릭과 프라이빗의 강점을 모두 수용할 수 있어 비즈니스 용도로 활용하기 좋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는 기밀 및 보안을 유지할 수 있고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신뢰 확보가 가능해서다. 이를 빠르게 구현한 기업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는 게 블로코 측 설명이다.

◇DeFi

기존 금융 서비스가 중앙화에 초점이 있다면,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는 탈중화 금융으로 지칭할 수 있다. 중앙 집중형 기관의 개입이 없어도 돼서다. 국내에서도 고연령 자산가들을 위한 암호화폐 커스터디(금융 자산을 대신 보관 및 관리해 주는 서비스), 대출, 주문 구매로 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다.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 등도 예로 들 수 있다.

◇BaaS

BaaS는 기업이 대규모 비용 투자 없이 분산원장 기술을 사용하는 서비스다. 2015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애저 블록체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외에도 알리바바, 아마존웹서비스, 시스코, 구글, HP 등도 BaaS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거대 테크 기업들이 현재 BaaS 시장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고객사들이 기존 시스템에서 블록체인으로의 전환 비용을 최소화하길 원하면서 신뢰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규제 지침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에 대한 국제적 규제 지침을 발표했다. 올해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된 FATF 총회에서 암호화폐 국제 규제 기준이 논의됐다.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암호화폐 거래소 또는 수탁사와 같은 가상자산 취급 업소는 감독 당국에 허가받거나 신고 및 등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반 금융 회사처럼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것 등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두 가지 해석을 하고 있다. 암호화폐 국제 규제안을 내놓았다는 것이 제도화를 위한 초석이라는 의견과 암호화폐 생태계를 위축할 수 있다는 우려다. FATF의 규제안은 현재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도 적용이 어려울 만큼 까다롭기 때문이다.

◇DID

DID는 블록체인 환경에서의 ID(개인 신원)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분산 원장으로 개인 신원을 증명하고 개인정보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 기존 '공인인증서'와 비교하면 이렇다. 공인인증서는 중앙집중형 기관에서 관리하고 발급하는데, DID는 자기 주권형이라 개인 지갑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다만, 공인인증서도 발급 은행마다 다르고 호환 절차를 걸쳐야 하는 것처럼, DID 보급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어려운 분야지만 블록체인 서비스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이기도 하다.

◇PoC

블록체인은 다양한 분야에서 실증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 컨트랙트' 분야에서 활발하다. 블록체인 환경에서 금융 거래, 계약, 공증 등이 이뤄지는 것이다. 각 조직의 환경 및 조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트랜잭션이 보장돼야 상용화가 가능하다. 앞으로 완성차, 해운, 유통, 제조 등의 산업에서도 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원범 블로코 대표는 "블록체인의 투명성, 불가역성에만 기댄 플랫폼은 더 이상 시장에 새로움을 줄 수 없다"면서 "블록체인이 개념과 아이디어 차원에서 한 단계 진전해 상용화 위주로 관심이 컸다"고 했다. 이어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지난 몇 년간 기업의 블록체인 도입 장벽을 낮추는 'B2B 영역'이 진행돼 왔다"면서 "이제는 최종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블록체인 서비스의 대중화 작업(B2C 영역)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기협력팀 이유미 기자 yo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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