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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김원규 이베스트투자證 대표, 취임 첫해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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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현재 4000억원인 자기자본을 1조원으로, 15~20위권인 이익 순위를 톱10으로 끌어 올리겠습니다”

지난 3월 야심찬 포부와 함께 취임한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의 첫 성적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연초 목표로 했던 자기자본 1조원 돌파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올해에만 779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기자본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취임 첫해부터 나름의 성과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3분기까지 거둔 실적도 나쁘지 않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 2989억원, 순이익 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7%,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소폭 감소했지만,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영업수익 8082억원, 영업이익 515억원, 순이익 39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6.9%, 9.6%, 7.9% 올랐다.

김 대표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IB)부문과 자기자본투자(PI)부문에 각각 300억원을 투입하며 신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몸집 불리기’가 한창인 상황에서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자기자본을 키워 신성장 동력인 IB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지난 1985년 럭키증권에 입사한 후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무려 32년간 한 회사에 근무한 것으로 유명하다. 럭키증권이 인수·합병을 통해 LG증권,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꾸는 동안에도 한 자리를 지켰다.

이후 2014년 12월 NH투자증권의 초대 사장으로 취임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통합과 안정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김 대표는 NH투자증권 사장으로 재직 시절 회사 수익구조를 기존 브로커리지 위주에서 IB, 기관영업, 트레이딩 등으로 다변화시켜 NH투자증권의 성장을 주도했다.

다만, 이른바 ‘깡통 어음’ 사건으로 불리는 중국 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ABCP 부도 사태로 인해 신사업에 제동이 걸린 점은 김 대표 취임 첫해 아쉬운 ‘옥의 티’로 남게 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CERCG의 자회사인 CERCG캐피탈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어음(ABCP) 약 1646억원 어치를 국내 증권사들에 판매하면서 CERCG로부터 뒷돈 52만5000달러(약 6억원)를 받은 혐의로 이베스트투자증권 직원 A씨와 한화투자증권 직원 B씨를 입건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또한, 양벌규정에 따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행위 금지) 혐의로 A씨와 B씨가 속한 두 증권사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해 5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6개 증권사에 총 1600억원대 ABCP를 팔았다. 이 ABCP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함께 세운 특수목적회사가 발행한 것으로, CERCG캐피탈이 발행한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담보로 삼았다.

해당 어음은 지난해 11월 만기가 돌아왔지만 CERCG캐피탈은 원리금을 돌려주지 못해 부도가 났다. 이럴 경우 본사인 CERCG가 지급보증을 통해 대신 갚아줘야 한다. 그러나 중국외환국(SAFE)에서 지급보증 승인을 해주지 않아 지급보증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어음에 투자한 증권사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됐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처음부터 이 회사채에 SAFE의 지급보증 승인이 나지 않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뒷돈을 받고 이를 인수해 유통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나이스신용평가, 서울신용평가 등 4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결국 김 대표는 해당 사건이 어떤 형태든 결론이 나야 본격적인 사업을 펼쳐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김 대표의 진짜 시험대는 사실상 내년부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CEO로서 주주로부터 부여된 소임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라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점진적인 성장이 아니라, 매년 50% 이상의 ‘큰 성장’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어떻게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해야 할지를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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