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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큰 부자 기 받아 가이소~” 회장님마을 관광코스로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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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 바위 전설’ 경남 진주·함안·의령

이병철·구인회·조홍제 생가 연계

기업가 정신 내세워 관광 상품화

중앙일보

옛 지수초등학교에 있는 재벌소나무. 지수초는 2009년 폐교됐지만 교정에는 이 학교 졸업생인 이병철 회장과 구인회 회장 등이 심은 ‘재벌 소나무’가 아직 남아있다. [사진 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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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경남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 효성 창업주 고(故) 조홍제 회장 생가. 효성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총괄사장, 조근제 함안 군수, 박용순 함안군 의회 의장 등이 모였다. 조 회장의 호를 딴 ‘만우 생가’(4042㎡) 개방식을 위해서다. 조선 후기 한옥 양식의 생가는 효성그룹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복원 공사를 했다. 의령군 관계자는 “만우 생가 상시 개방을 계기로 내년부터 대기업 창업주 등의 생가가 있는 진주시와 협의해 부자 기(氣) 받기 같은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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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 솥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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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가 지역 대기업 창업주의 생가 등을 활용한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다. ‘남강 솥 바위 전설’이 있는 경남 진주시와 함안·의령군이 대표적이다. 남강 솥 바위(사진) 전설은 함안과 의령의 경계인 남강에 있는 솥 모양 바위로부터 주변 20리 안에서 큰 부자가 나온다는 이야기다. 전설처럼 솥 바위 북쪽 의령군 정곡면에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 남쪽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에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 동남쪽으로 효성 조홍제 회장 생가가 각각 자리하고 있다.

이에 경남도와 진주시·함안군·의령군은 서로 연계해 ‘기업가 고향 관광 테마 마을 조성사업’(4억원)을 추진 중이다. 기업가의 생가를 돌거나 인근 한옥 마을 등에 머무르며 ‘부자 기(氣)’를 받게 하거나 기업가의 창업과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전시하는 것이다.

진주시는 대기업 창업주가 다닌 옛 지수초교가 있는 지수면에 관광 테마 마을을 조성 중이다. 1921년 개교해 2009년 폐교돼 현재 비어 있는 지수초교는 삼성 이병철 회장, LG 구인회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 GS 허준구 회장 등이 다녔다.

진주시는 지수초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함께 기업가정신 전문 도서관과 기업가정신 교육센터를 갖춘다. 또 지수면 승산마을에는 80억원을 들여 4264㎡ 터에 한옥 6동을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 한옥은 관광객이 숙박할 곳이다. 의령군은 이병철 생가와 전설이 깃든 ‘솥 바위’ 등 명소를 둘러보고 지역 대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관광상품을 구상 중이다.

성공 사례도 있다. 400년 동안 9대 진사와 12대 만석꾼을 배출한 경주 최부잣집이 대표적이다. 경주시는 최부자 고택이 있는 교동 교촌마을에서 최부자 정신 계승을 위한 ‘최부자 아카데미’를 2014년부터 열고 있다. 역사와 전통문화, 인문학 등을 가르치는 아카데미에 지금까지 2800여명이 다녀갔다.

정무공 최진립 장군의 손자 최국선(1631~1682)이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한다”며 경주시 내남면 이조리 동네 어귀에 초가집을 짓고 곳간을 열어 죽을 쑤어 준 ‘활인당’ 역시 최부자와 관련 있다. 활인당 인근 충의당에서 한옥 스테이를 하며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위성욱·김정석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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