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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적자생존에 ‘형도 아우도 없다’…아시아나·에어서울, 나트랑 동시 취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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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계열 항공사 이례적으로 동시 취항

성수기 3분기 '실적쇼크'..무한경쟁 체제로

베트남 오픈스카이 지역..국적사 취항 '러시'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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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과 에어서울이 다음 달 베트남 나트랑 노선에 동시에 취항한다. 모자(母子) 항공사 간에 노선 겹치기를 피하는 항공업계의 암묵적인 규칙을 깨고 ‘밥그릇 싸움’에 나선 모양새다. 항공업계가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 노선 위축 등으로 ‘실적쇼크’가 이어지자 형님도 아우도 없는 적자생존의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12월 16일, 에어서울은 12월 18일에 베트남의 인기 휴양지로 떠오르고 있는 나트랑에 주 7회(매일) 일정으로 잇달아 취항한다. 양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항공사로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을 자회사(지분 100%)로 두고 있다. 항공업계는 출혈경쟁을 우려해 계열 항공사끼리 비슷한 시기에 같은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는 것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과거 대한항공(003490)이 취항한 하와이 호놀룰루에 자회사인 진에어(272450)가 장거리 노선 확대를 밝히며 2015년 취항을 결정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처럼 이틀 간격 차이로 동시에 취항하는 경우는 드물다.

나트랑 취항 소식을 먼저 알린 것은 에어서울이다. 일본 노선 비중이 66%였던 에어서울은 불매운동으로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하자 지난 8월 28일 국내선과 중국·동남아 등으로 노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나트랑 노선 취항은 상대적으로 긴박하게 이뤄졌다. 아시아나항공은 동계스케줄이 시작한 이후 지난달 30일 취항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일본 노선 위축 등 3분기 실적 악화로 신속하게 신규 취항지를 확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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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대형항공사(FSC)와 LCC의 고객 수요층이 달라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내식과 위탁수하물 등 많은 서비스를 원하는 풀서비스캐리어(FSC) 고객층과 달리 LCC는 경제적인 가격으로 이용하고 싶은 젊은 층이 주요 타깃으로 고객 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에어서울은 국적사 중에서는 유일한 오전 운항편을 운영해 시간대도 차이가 있다”며 “기내식 종류를 늘리고 기내 무료 영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중거리 노선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은 나트랑뿐만 아니라 다낭, 하노이 등 베트남에서만 3개 노선이 겹친다. 특히 베트남은 운수권이 따로 필요 없는 오픈스카이 지역으로 수요조사만 파악되면 절차에 따라 바로 취항할 수 있다. 이외에도 ‘보이콧 재팬’ 여파로 탈(脫) 일본 노선을 노린 국적항공사의 베트남 노선 취항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발 베트남 노선에서 다낭은 7개, 하노이와 나트랑은 6개, 호치민 4개, 푸꾸옥 3개 국적항공사가 각축전을 벌인다.

국적 8개 항공사는 지난 3분기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4분기에 장사를 더욱 잘해야 하는 압박이 크다. 오는 22일 플라이강원이 양양~제주 노선에 처음으로 비행기를 띄우는 등 신생 항공사들의 취항도 본격화되며 항공업계 경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한항공은 괌, 아시아나항공은 사이판 노선을 양분하는 등 사실상 독점이 가능했지만, 국적 LCC 진입이 늘어나면서 그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무한경쟁 체제로 기초 체력이 튼튼한 항공사만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경영환경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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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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