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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담장 허문 교육감 관사 청소년·시민 사랑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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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화쉼터 ‘다누리’ 화제 / 35년 만에 시민공간으로 개방 / 청소년 동아리 공간 등 마련 / 마을 커뮤니티 장소 활용도 / 두달간 1800명 발길 ‘인기몰이’

세계일보

청소년문화공간 ‘다누리’ 전경.


지난 35년간 인천시교육감 관사로 사용되던 공간이 모든 사람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기존 담장을 낮추고 열린 소통의 장으로 거듭난 ‘다누리’가 그 주인공이다. 청소년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이야기하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1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9월 5일 새롭게 태어난 다누리(남동구 석촌로 14번길)는 1984년 지어져 그간 교육감 관사로 쓰였다. 2018년 7월 민선3기 도성훈 교육감의 취임과 함께 ‘시민에 돌아가야 한다’는 원칙 아래 다른 용도를 찾기 위한 방안이 모색됐다. 전문가 의견에 더해 지역주민 설문조사를 통해 청소년 문화쉼터로 변화가 결정됐다.

이후 건물의 정밀안전진단을 벌여 ‘문제없음’이 확인돼 인근 중·고교 재학생 인터뷰를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거듭났다. 1·2층의 본채는 여러 계층의 이용자들이 쉼과 여유를 느끼면서 대화하고 각종 동아리 모임도 열 수 있도록 했다. 별채와 기존 주차장에선 문화예술창작 및 영상제작 활동이 가능하다.

본채 ‘누리다방’에선 식기 살균기 내 컵을 이용해 원하는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설거지와 주변 정리까지 각자 마무리하는 무료 셀프서비스 코너다. 곳곳에는 “거 봐. 된다니까. 세상이 그렇게 비정하지만은 않아” 등 용기를 주는 문구들도 적혔다.

특히 책 대신 사람을 빌릴 수 있는 휴먼라이브러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전에 재능이나 경험을 등록한 ‘휴먼북(전문가)’ 가운데서 청소년들이 책처럼 직접 선택해 그들이 가진 정보·지식을 실제로 만나 공유하는 것이다. 만나고 싶은 휴먼북은 다누리 홈페이지에서 팀 단위나 개인적으로 신청하면 된다. 현재 25명 안팎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휴먼북은 청소년들이 배워야 할 직업, 경제경영, 심리상담, 정치,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이들은 다수의 요청이나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때 현장으로 찾아가 특별한 시간을 갖기도 한다. 다누리에는 지난달까지 1840여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약 40명으로 오전과 오후에 각각 시민, 청소년이 주로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는 마을공동체 실현을 위한 커뮤니티 장소로 활용한다. 시교육청은 향후 직능·시민사회단체 등과 협약으로 휴먼북 콘텐츠를 확충하는 한편 청소년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다누리가 청소년들의 무한 상상을 응원하면서 청소년·시민들과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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