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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개도국 지위 포기] ② 미래 농업으로 가는 길…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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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형 직불제 도입, 농업예산·청년 영농정착지원금 확대 등 필요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결정은 국가적으로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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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불제 개편 촉구 집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 양자 협상을 통해 어떤 통상 압박을 가해올지 알 수 없고 그걸 방어해야 할 경우 기회비용까지 따졌을 때 차라리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게 낫다고 계산한 듯하다.

하지만 이는 개도국으로서 유일하게 특혜를 받아온 농업 부문을 미래에는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를 숙제로 남겼다.

지금은 기존 특혜를 바탕으로 수입쌀에 513%의 관세를 부과하고 보조금인 고정·변동 직불제를 지급하고 있지만, 미래의 새로운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앞으로 이를 줄이거나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농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농산물 수입 '쓰나미' 속에서도 그나마 버티고 있는 농산물 관세 장벽마저 무너지고 미국의 농산물 추가 개방 압력이 거세져 농업에 직격탄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민단체들은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와 함께 선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공익형 직불제다. WTO가 규제하는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서다.

박흥식 전국농민회 전북도 연맹 의장은 "90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정부가 먼저 인정하고, 1조원가량의 공익형 직불제 예산을 별도 편성해 유럽처럼 농민에게 기본소득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란 식량 기지의 역할, 저장하는 댐 역할, 지하수 저장 기능, 대기 중 온도를 낮추는 대기 냉각 기능, 지구 온난화 속도를 완화하는 완충 지대의 기능, 농경지의 유기 탄소 저장 기능 등을 말한다.

국가와 국민에게 제공하는 이런 직·간접적인 공익적 가치를 지켜내는 준(準)공무원으로 간주해 농민수당을 50만원가량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도국 지위 포기에 따른 단순한 피해 보전 차원의 예산지원이 아니라 농민과 농업 보호를 위한 새로운 인식과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종회 의원(전북 김제·부안)도 "정부는 식량 주권의 최전선에서 생태와 환경을 지키는 농민들에게 기본소득제 도입 등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흥식 의장은 이어 "WTO 개도국 지위 포기로 관세와 농업보조금이 축소된다면 어렵게 지켜온 농업을 포기해야 하고 농산물시장은 값싼 수입 농산물에 장악당할 것"이라며 "시장에 뿌려지는 외국 농산물에 대응하려면 모든 공공 급식에 국산 농산물이 사용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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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직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황영모 전북연구원 산업경제연구부장은 "정부는 개도국 지위를 포기했을 때 품목별로 농민에게 얼마만큼의 기본적 소득 보전을 할 것인지, 농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어떤 기술을 보급할지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지 면적으로는 농업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없는 만큼 스마트 기술과 접목된 미래 농업에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지역 농민단체들도 ▲ 국가 전체 예산 중 2.9%인 농업예산을 4% 이상 확대 ▲ 공익형 직불제 예산 3조원 편성 ▲ 청년·후계농 육성을 위한 청년 영농정착지원금 확대 ▲ 국내 농산물 수요 확대를 위한 지원 및 주요 채소류 가격 안정제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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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재용 전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은 "농민과 농업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각종 보조금보다는 기본소득을 보전하는 공익형 직불제 도입이 필요한데, 다행히 정부가 법 개정을 통해 내년에는 공익형 직불제로 개편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농은 로컬푸드를 통해 소득 안정을 꾀하고 청년 농민은 부가가치가 큰 첨단농업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다면 농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서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대비해 농민단체와 중앙정부, 농업 관련 연구기관과 머리를 맞대고 최상의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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