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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李총리 “경제는 경제대로 해결”… 정치 밖에서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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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아베와 면담… 한·일관계 새 국면 맞나/ 게이오대 법학부 학생들과 간담회/ “과거처럼 대화로 충분히 해결 가능”/ 공명당 대표 등 만나 협조도 당부/ 日 각계 접촉 의견 수렴 성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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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일본 도쿄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내외 초청 궁정연회를 마친 후 고쿄를 빠져나오고 있다. 일본 내각부 제공


2박3일 일정으로 방일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당장 모든 것을 해결하기 어렵다면 우선 정치가 ‘경제는 경제대로 해결하십시오’라고 맡겨드리면서 (한·일 갈등문제) 해결을 시작하는 건 어떨까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지난해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판결 이후 벌어진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에 대해 정치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돌파구를 찾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총리는 이날 도쿄 게이오대 미타캠퍼스에서 열린 게이오대 법학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1965년 체결된 한·일 협정 일부에 대한 해석 차이가 1965년 당초부터 있었다”며 “한·일 관계는 1965년 국교 정상화와 그때 체결된 여러 조약과 협정 위에 있고, 일본이 그러한 것처럼 한국도 1965년 체결된 모든 협정을 앞으로도 존중하고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부닥친 문제들은 과거에도 있었던 문제들이고, 과거의 우리가 해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대화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화가 더 촉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당면한 갈등도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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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방문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게이오대학교 미타캠퍼스를 방문, '일본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도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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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운데)가 23일 일본 도쿄 게이오대에서 열린 ‘일본 젊은이와의 대화’에서 대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뿐 아니라 민단 등 교민, 일본 게이오대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분야를 막론하고 전방위적으로 일본 사회 구성원을 접촉해 한·일관계 복원을 위한 의견을 들었다. 특히 전날 궁정연회에서 아베 총리와 잠깐 인사를 했던 이 총리는 이날 저녁 아베 총리 부부 주최 만찬에서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 총리는 24일 오전 11시 총리 관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아베 총리와 면담을 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이날 도쿄 한국문화원에 마련된 기자실을 찾아 “(아베 총리와의 면담에서) 일정한 정도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양측이 지혜를 짜내기 시작하면 어떤 돌파구 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 있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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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방문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게이오대학교 미타캠퍼스를 방문, '일본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미소짓고 있다. 도쿄=뉴스1


이 총리는 앞서 이날 오전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회장과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간사장 등 일한의원연맹 회장단과 조찬을 함께하며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힘을 보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카가 회장은 이 총리와의 면담 뒤 기자들에게 “일·한 관계를 우호적 관계로 돌려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과 일·한 정상회담 실현을 위한 환경을 정비하는 데 노력해 나간다는 방침에 이 총리와 의견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강제동원 피해 문제와 관련해선 “일·한 역대 정권이 청구권협정에 입각해 우호 관계를 쌓아왔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측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에 대해 “한국 정부도 기본적으로는 협정을 지켜나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누카가 회장이 전했다.

이 총리는 오후에는 자민당의 연립여당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와의 면담에 이어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와도 만나 한·일관계 복원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에다노 대표는 “강제동원 문제 관련해서 한·일 간 체결한 청구권 협상이라는 엄중한 역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해결해 주셨으면 한다”며 “동북아 안보상황을 고려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도 조속하게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쿄=최형창 기자·김청중 특파원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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