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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쉬면 시장 간다?"…규제 사각지대서 덩치키우는 식자재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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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식자재마트, 전국 6만여개에 달해…근거리배송, 24시간 영업 이어 '전통시장 내부' 점포 오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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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11시 서울 구의동에 위치한 한 식자재마트의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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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의동 주민 A씨(48)는 지난해 가을부터 30년 넘게 이용했던 집 근처 '자양골목시장' 대신 B식자재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저녁이 되면 문을 닫는 시장과 달리 식자재마트는 24시간 문을 열고, 일정금액 이상 사면 집 앞까지 '배송'도 해주기 때문이다.

식자재마트가 유통산업발전법의 사각지대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출점제한 규제를 받지 않는 식자재마트가 전통시장 내부까지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시장 상권마저 잠식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자재마트수는 전국 6만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시장에서 입지를 급팽창하며 주요 채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다수의 점포를 운영하는 기업형 식자재마트도 상당수다. 세계로마트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한 매출 1007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식자재마트는 자영업자들이 농·축·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만든 중형 슈퍼마켓인데, 일반 소비자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각종 상품을 포장 단위로 구분해놓아 시중보다 싼 값에 공급한다.

식자재마트가 전통시장까지 파고들며 대형마트 수준의 매출과 규모를 자랑할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정작 상대적으로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 규제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통산업발전법은 3000㎡ 이상 규모의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와 롯데슈퍼 등 SSM(기업형 슈퍼마켓)은 전통시장 반경 1㎞ 내에 입점할 수 없으며 한달에 2번 의무휴업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식자재마트는 크기가 통상 600~700㎡ 규모로 운영되며 개인사업자 또는 도·소매업으로 등록돼 있다. 점포 크기로만 기준을 두고 있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품목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도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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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의동에 위치한 식자재마트의 당일 배송 안내문/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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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형마트나 SSM이 받는 영업시간 규제(자정~오전 10시 영업 금지)에도 포함되지 않아 대다수가 '24시간 영업'을 유지한다. 최근에는 근거리배송 서비스까지 등장하며 전통시장이나 비슷한 업태인 대형 유통 채널들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출점제한 역시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전통시장 내부 상가에 식자재마트를 오픈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지난 8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온누리상품권이 사용된 28개 주요 식자재마트는 모두 전통시장 내에 위치하고 있었다. 온누리상품권은 지역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영세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를 위해 발행됐지만 8월까지 식자재마트에서만 13억3300만원 가량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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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의동에 위치한 식자재마트의 안내문. "8월 1일부터 온누리상품권을 취급한다"고 적혀있다./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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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의 국회의원이 대규모 점포나 준대규모점포에 해당하지 않아도 매출이나 자산총액 규모가 이에 준하면 대형마트와 같은 규제를 받도록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출과 규모면에서 대형마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식자재마트가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포식자가 됐다"며 "법개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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