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민주 ‘공수처 선처리’ 난항…야3당과 패트 공조 살리기 총력

댓글 9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운명의 일주일’ 전망은

패스트트랙 사법개혁 법안들 28일 본회의 자동 부의 예정

여야 3당 원내대표 만났지만 공수처 우선 처리에 입장차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우선 처리 방침을 밝힌 다음날인 21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마주 앉았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한 뒤 돌아섰다. 민주당은 공수처 처리를 위한 1차 데드라인을 이달 말까지로 예고했지만, 무리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8일 공수처 법안을 포함한 검찰개혁 법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만큼, 여야 모두 ‘운명의 일주일’ 동안 물밑 협상과 장외 여론전을 통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 “1차 데드라인은 10월 말”

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1시간10분가량 공수처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법에 대해 쟁점이 분명히 있는데 해소되지 않았다. 오는 23일 실무협상이 진행되니 그 과정을 한번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공수처 법안을 관철하려는 민주당의 타임테이블은 빡빡하다. 공수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등이 28일 본회의에서 자동 부의되면 다음날부터 국회의장의 결단만으로 법안 상정이 가능하다. 일단 민주당은 공식 논의 테이블을 통해 한국당과 최대한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23일 실무협상 자리인 ‘3+3회동’(교섭단체 원내대표+각 당 의원 1명)이 열리지만 극적 타결 가능성이 낮은 만큼 민주당은 사전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간 패스트트랙 공조를 되살리기 위해 물밑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을 ‘공수처 반대’로 돌려세우려고 노력 중이다. 1차 데드라인을 앞둔 민주당과 한국당의 우선 공략 대상은 바른미래당이다.

예산안 등 현실적 문제도 고려

민주당이 1차 데드라인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다른 국회 일정 때문이다. 여당으로선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공조로 공수처 법안을 처리하더라도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과 선거제도개혁 법안 처리는 꼬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선거제도는 제1야당인 한국당과 ‘협의’ 없이 밀어붙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2차 데드라인은 예산안 본회의 처리 시한인 12월2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의 이견이 팽팽한 만큼 마감이 임박해서야 패스트트랙에 올라가 있는 법안들과 예산안을 패키지로 묶어 ‘일괄처리’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사이 민주당은 다른 야당과의 공조 가능성을 내세워 지속적으로 한국당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 ‘지지층’ 위한 장외 여론전 치열

여야는 일단 앞으로 펼쳐질 ‘입법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공수처가 ‘공정’하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고, 한국당은 ‘대통령의 친위부대’가 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0년 넘게 한국당 주요 인사들이 공수처 설치를 주장했다. 게다가 우리가 야당 시절 주장했던 공수처가 어떻게 정권 연장용이란 말이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7천여명의 고위공직자가 주요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잘못하면 0.1%만 기소되고 일반 국민은 40%가 기소된다. 국민이든 검찰이든 잘못하면 똑같이 처벌받는 공수처는 말 그대로 공정수사처”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공수처의 문제점과 함께 검찰의 수사·인사·예산·감찰 독립성 강화 등 한국당 자체 검찰개혁안을 발표했다.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수사권은 경찰에 주고, 검찰은 경찰 수사에 통제기관의 역할을 하는 게 국제적인 기준”이라며 “공수처는 문명국가에서 채택할 필요가 없고, 선진국에서 보면 웃음거리다.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면 제2의 국회를 만들 거냐”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의 공안 위에 국가감찰위원회가 있다. (공수처 설치는) 한국판 국가감찰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서영지 장나래 기자 yj@hani.co.kr

▶동영상 뉴스 ‘영상+’
▶한겨레 정기구독▶[생방송] 한겨레 라이브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