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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韓中日 3국의 무역전쟁 대응…한국만 왜 느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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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세 차례 지급준비율 인하…日, 추가 완화정책 추진

정부 뒤늦게 성장률 둔화 발표…이주열 총재도 늑장대응

세계파이낸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출처=기획재정부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미중무역전쟁의 파장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지만 우리나라 정부와 당국의 인식은 한 박자 이상 뒤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금융권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은 새롭게 기준금리로 설정한 1년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4.20%로 동결했다.

부채 부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잠시 숨고르기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완화조치를 취한데다 금리 인하까지 단행한 바 있다. 미국 관세폭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너무 강력한 완화정책을 펼쳤던 만큼 잠재적 위험기업을 상징하는 이른바 회색코뿔소가 커지고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 잠시 경고의 시간을 준 후 다시 완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본도 10개월째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마이너스 상태인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9일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으로서도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수출이 가라앉고 물가마저 둔화하면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상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너무 심하게 완화정책을 편 중국이 잠시 숨고르기 하는 것이라면 일본은 완화정책을 극단적으로 펴나갈 단계로 볼 수 있다.

이런 이웃국가들의 상황에 비해 우리나라 수뇌급의 경제인식은 너무 안이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세계은행 개발위원회에 참석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글로벌 가치사슬'(GVC)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성장률 둔화를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소한 6개월 앞서 성장률 둔화를 제기했어야 했고 추경 등 예산투입도 경기부양을 집중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잡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그런 방향을 잡지 못했고 재정이 제대로 효과를 못내는 정책적 실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같은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마찬가지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상반기 중반까지는 다시 인상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다 이제는 금리를 본격적으로 낮춰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내년이면 괜찮아질 것이고 반도체만 나아지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딱 1년 전에도 내년에는 반도체경기가 회복될 것이고 전체적으로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지만 완전히 빗나간 바 있다.

특히 이 총재가 이와 관련, 미중 무역 분쟁의 영향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힌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왜 대응을 제대로 못했는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연초 국제통화기금(IMF)까지 경고를 했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당국 무역전쟁의 영향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면 제 기능을 못했던 것이고 알고도 못했다면 눈치만 보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의 이웃국가이자 세계 2, 3위의 경제대국인 중국과 일본이 위기를 맞자 올 한 해 완화정책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과는 극단적인 대조를 이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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