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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마트, 젊은피 외부 수혈로 위기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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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첫 외부인사 대표 영입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팅 회사 출신

유통업 구조적 부진 극복 여부 주목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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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26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인사를 대표로 영입했다. 지난 2분기 기업 분할 뒤 첫 적자를 냈고, 하반기 실적 전망까지 어두운 상황에서 서둘러 분위기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21일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의 강희석(50·사진) 파트너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를 거쳐 14년간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일했다. 6년간 이마트를 이끌었던 이갑수(62) 전 대표와는 12살 차이다. 신세계그룹은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했고, 성과주의 인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용호 전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도 2년 만에 한채양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외부인사가 이마트 대표를 맡은 것은 처음이다. 이 전 대표만 해도 이마트 판매본부장, 고객서비스본부장, 영업총괄 대표 등을 거쳐 내부 승진한 사례다. 특히 통상 12월초 이뤄지는 정기인사보다 한달 이상 앞당겨 이마트 임원진만 갈아치웠다. 이마트 관계자는 “내년 사업전략 수립을 앞두고 외부 영입 인사가 업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인사 시기를 앞당겼다”고 했지만,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299억원의 사상 첫 분기 적자(연결 기준)를 봤다. 온라인 법인 에스에스지(SSG)닷컴 및 일부 계열사 실적 부진과 보유세 부담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이마트 쪽 설명이지만, 3~4%대를 지키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부터 1~2%대로 내려앉았다. 할인점만 놓고 봐도 2분기 영업손실 43억원이 났다. 3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7월과 9월 총매출액(별도 기준, 잠정)이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8.9%, 7.2% 빠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적자 충격에 이어 3분기 실적까지 예상을 밑돌면서 인사 규모와 시기를 모두 흔드는 고강도 쇄신에 나선 것”이라고 짚었다.

한겨레

외부 수혈을 통한 쇄신 전략이 효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신임 강 대표의 경우 유통업 실무 경험은 없지만, 소비재·유통 부문을 담당하며 이마트 컨설팅까지 맡은 적이 있다는 게 신세계그룹 쪽 설명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일종의 ‘순혈주의’를 고집해 온 조직에서는 혁신적인 변화가 쉽지 않다”며 “외부인사를 통해 조직 내부에 긴장감을 주고, ‘초저가’ 등 위기 타개책을 한층 더 강도 높게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업계 안팎의 전망은 밝지 않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구조적 부진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를 보면, 지난해 유통업체 매출 가운데 대형마트 비중이 2%포인트 빠질 때, 온라인 비중은 3%포인트 늘었다. 롯데마트도 지난 2분기 국내 점포 매출이 3.6% 역신장하고 적자도 339억원에 이르는 등 사정이 비슷하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할인점은 기존 점포 성장 부진과 이커머스와의 경쟁 심화 따라 판관비가 증대했다”며 “4분기까지는 부진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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