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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5세대 이동통신

美 압박 불구 中 5G 굴기 가속...내달 세계 5G교류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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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베이징시 주최 11월 20~23일 영향력있는 과학자⋅기업인 베이징 모여 5G산업 협력 논의
화웨이 한달새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 10여건 추가...독일, 美 압박에도 화웨이 5G 안막기로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화웨이(華爲)를 중심으로 한 ‘5G(5세대) 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5G는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향후 글로벌 경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인민망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과학기술부, 베이징시가 세계 5G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 오는 11월 20~23일 베이지 이좡에서 ‘제1회 세계 5G 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5G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미래를 창조한다"라는 주제로 5G 분야 기술과 산업 동향 응용사례 등이 발표된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화웨이를 포함해 전 세계 통신 관련 주요 기업들은 물론 영향력 있는 과학자와 기업인들이 초청될 예정이다. 이 대회는 중국의 5G를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압박 전략을 정면돌파하려는 국제 여론전의 한 사례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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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0~23일 베이징에서 열릴 제 1회 세계5G대회 조직위원회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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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개발로 美 고립전략 돌파 시도

미국의 차이나 5G 고립 압박에 대한 중국의 정면돌파 전략은 국제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선전전 뿐 아니라 화웨이를 대표로 한 관련 기업들의 기술 약진을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15,1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글로벌 모바일 브로드밴드 포럼을 열고, 최신 5G 기술을 공개했다. 올해로 10년째인 이 포럼에서 공개된 MIMO(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다중 입출력) 안테나 시스템 3세대 버전은 400MHz 주파수 대역까지 지원한다. MIMO는 기지국 등에 여러 안테나를 사용해 무선통신 용량을 늘리는 시스템이다. 업계 최고수준이라는 게 화웨이의 설명이다. 무게도 25kg에 불과해 한 사람이 설치할 수 있다.

화웨이는 소프트웨어로 네트워크 질을 향상하기 위한 무선 소프트웨어 혁신 프레임워크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16일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6G 연구를 이미 시작했다며 보수적으로 잡아도 10년 이후에는 6G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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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후(Ken Hu) 화웨이 순환 회장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한 제10차 글로벌 모바일 브로드밴드 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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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화웨이는 올해 글로벌 모바일 브로드밴드 포럼에서 전세계 통신사업자와 체결한 5G 계약이 65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한달여전인 지난 9월초 밝힌 50여건에 비해 10여건 늘어난 것이다. 전세계에 출하된 5G 중계기도 20만대(누계 기준)에서 2배 수준인 40만대로 늘었다. 40만대의 중계기 가운데 4분 3이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로 올린 지난 5월 이후 출하됐다고 화웨이는 밝혔다.

미국은 지난 5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거래제한 명단에 올렸다. 화웨이로 미국의 첨단기술이나 핵심부품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견제책이다. 화웨이는 인텔, 퀄컴, 브로드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IT기업들로부터 반도체 칩 등 부품과 운영체계(OS) 등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 화웨이는 그러나 미국 부품을 모두 배제한 5G 통신장비를 유럽에 내보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화웨이 1~9월 실적도 미국의 제재 효과가 아직은 5G 사업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웨이는 3분기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1~9월 매출이 6108억위안(약 102조 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24.4%에 달했다. 1~6월 매출 증가율(23.2%)을 웃돌아 미국의 제재가 온전히 반영된 3분기에 실적 향상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화웨이는 해외 스마트폰시장에서 실적 악화가 드러나고 있지만 5G통신 장비 시장에서는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믿었던 獨 마저…美 자국 우선주의,동맹국 등 돌리게 해 지적도

유럽연합(EU)의 맹주 역할을 하는 독일 정부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지난 14일 흘러나왔다. ‘차세대 무선네트워크의 보안 가이드라인 초안’에서 특정기업을 미리 배제하지 않겠다고 명시해 화웨이가 다른 통신장비업체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독일 정부의 입장은 화웨이를 금지하면 5G 출범이 늦어지고 비용도 늘어날 것이라는 현지 통신사들의 우려를 반영했다는 지적이다.

독일의 경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나설 만큼 공을 들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월 독일 베를린에서 헤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끝낸 뒤 "우리가 신뢰하지 않는 네트워크를 통해 개인과 국가 안보에 대한 자료가 전달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행동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장비로 5G를 구축하면 민감한 안보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경고인 셈이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독일이 주체적 결정을 내릴 것이지만, 우리는 독일에게 그 위험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것"이라면서 "화웨이의 경우 5G 네트워크 내부 그 어느 곳에서도 이를(정보 유출) 경감시킬 수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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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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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번에 결정한 무선 네트워크 보안 가이드라인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어떤 주체 또는 기업을 배제하는 선제적 결정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이 같은 결정은 유럽 다른 국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화웨이는 전세계적으로 체결한 60건 이상의 5G 상용화 계약 가운데 유럽에서 32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노르웨이 등도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화웨이는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네팔 등 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아랍에미레이트, 브라질 등에서도 5G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행보 탓에 미국의 약발이 동맹국들에게 먹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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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를 찾아 화웨이 5G 장비 배제를 이끌어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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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중 무역협상의 진전 여부와는 별개로 미국의 중국 5G 배제 압박이 지속되고 있어 화웨이의 5G 굴기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화웨이 5G 장비 배제로 가닥을 잡은 데 이어 폴란드도 지난 달 이 대열에 가세했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 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한 안보 기술 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화웨이가 5G 시장 진출을 조건으로 내건 30억 즈워티(약 9329억원) 투자란 ‘선물’을 거부한 것이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라 할 수 있는 인도와 영국은 아직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인도 방문 이후 화웨이를 허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웨이가 자사 장비의 보안 우려가 없음을 증명하는 ‘백도어금지 협약 체결’을 인도 통신사들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5G 사업 추진 과정에서 특정 정부와 밀착된 공급업체에 의존하지 말라고 회원국과 통신업계에 경고했지만, 화웨이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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