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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한·인니 CEPA 타결···日견제 속 '세계 4위 新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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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현지 생산기지 구축 추진

도요타 등 90% 장악 車시장 공략

말레이·필리핀 FTA도 연내 목표

정부가 인도네시아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논의한 지 5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양자협정 체결에 꾸준히 공을 들인 것은 인도네시아의 급격한 경제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지 수입시장의 강자인 일본과 경쟁할 수 있는 요건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으로 최근 수출 감소세가 심화하면서 주력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연 5%대를 넘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2억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를 보유해 중국, 베트남을 잇는 신시장으로 각광 받고 있다. 스탠다드차터드 은행은 2030년 인도네시아가 세계경제 규모 4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협정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 문턱을 대폭 낮췄다고 자평했다. 한국은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FTA를 통해 관세 혜택을 받고 있지만 이번 협정을 통해 개방 수준을 수출 품목 수 기준 93%로 기존대비 약 13%포인트 높였다.

특히 철강 및 베어링 등 자동차 소재로 쓰이는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자동차 등이 최근 인도네시아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데 정부가 부품 조달 문턱을 낮춰주며 후방 지원에 나선 모습이다. 도요타와 스즈키 등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현지 생산 시설을 바탕으로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무역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은 정권이 바뀌면 기존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릴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현지 진출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공식 문서로 협력 의지를 남겨두면 기업 부담도 줄어든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도 인도네시아에 대한 개방 수준을 이전보다 5%포인트 높아진 95%(품목 기준)까지 올리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농산품 수출에 관심이 많아 일부 개방하기로 했다”며 “다만 바나나나 두리안처럼 국내 민감도가 덜한 제품을 개방했으며 관세 철폐 기간을 길게 잡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말레이시아 및 필리핀과의 양자 FTA도 서두를 계획이다. 두 나라는 아세안 국가 중 4·5번째 교역국으로 지난해 교역액이 각각 192억달러, 156억달러에 이른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린 만큼 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릴 필요성이 커진 것도 고려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필리핀, 말레이시아와 연내 타결을 목표로 무역협상을 추진 중”이라며 “내년에는 캄포디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와도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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