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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격동의 광장이 만든 한국미술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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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광장 2부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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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들은 동시대를 물감으로 풀어내고, 조각으로 새기고, 영상으로 담아왔다. 사회 부조리에 맞서는 목소리로 들끓는 광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저항과 독립의 열망을 붓으로 꾹꾹 눌렀으며, 한국전쟁 비극을 기록하고, 군부 독재를 비판해왔다.

개관 5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이 19세기 말 개화기 이후 지금까지 격동의 한국 미술 100년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전시로 조명한다. 한국 미술 100년을 대표하는 작가 290명의 회화, 조각, 설치 등 450여 점을 시대별 1·2·3부로 구성했다. 1900년부터 1950년까지를 다루는 1부는 덕수궁관에서, 1950년부터 현재까지를 통사적으로 바라보는 2부는 과천관에서, 동시대 한국 사회 이슈를 다루는 3부 전시는 서울관에서 펼친다.

덕수궁관에서는 망국(亡國) 시대에도 올곧았던 역사적 인물의 유묵(遺墨), 한국인의 정체성을 고민했던 예술가들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을사늑약 체결 후 낙향해 우국지사 초상화를 주로 그린 채용신의 대표작 '전우 초상'(1920), 의병 출신 화가의 지조와 절개를 보여주는 김진우 '묵죽도'(1940) 등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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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관에 전시된 이쾌대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사진 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만큼 실력을 인정받았으나 월북하면서 잊힌 작가 최재덕의 '한강의 포플라 나무'(1940년대)와 '원두막'(1946)은 이번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이쾌대가 그린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1948∼1949)은 광복의 기대감 속에서 붓과 팔레트를 들고 당당히 정면을 응시하는 화가의 자화상이다.

과천관에서는 1950년부터 현재까지 현대미술 역사를 한국 사회와 광장을 통해 되돌아본다. 동백림(동베를린) 간첩 조작 사건으로 수감된 윤이상이 옥중에서 작곡한 '이마주(image)'(1968) 육필 악보, 함께 수감된 이응노 화백 그림 '구성'(1968)이 전시된다. 전선택 회화 '환향'(1981)은 화해와 사랑의 정서를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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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광장 2부에 전시된 전선택 1981년작 환향(136x23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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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에서는 오형근, 송성진, 함양아, 홍승혜, 에릭 보들레르 등 작가 12명의 작품을 펼친다. 덕수궁·서울관은 내년 2월 9일까지, 과천관은 3월 29일까지.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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