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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지구촌 빈곤 퇴치 실험적 접근 … 해결책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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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美 학자 3명 수상 / 뒤플로, 최연소·두번째 女수상자 / 남편 바네르지와 빈곤행동 연구 / 국제 원조 효과 극대화 방안 찾아 / 크레이머, 아동건강·교육 질 분석

세계일보

(왼쪽부터) 에스테르 뒤플로,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마이클 크레이머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빈곤문제 연구에 헌신해 온 경제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제51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글로벌 빈곤 완화에 대한 실험적인 접근법’을 높이 평가해 프랑스 출신의 미국 여성 경제학자 에스테르 뒤플로(47)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인도 출신의 아브히지트 바네르지(58) MIT 교수 부부, 마이클 크레이머(55) 하버드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세 교수는 전 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원조의 효과를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지를 연구해 온 학자들이다.

노벨위원회는 3명의 수상자가 여전히 세계 곳곳을 잠식하고 있는 빈곤이라는 위협적인 문제를 미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국가 간, 계층 간 양극화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학계 관심이 점점 더 분배 쪽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뒤플로는 2009년 엘리너 오스트롬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이후 10년 만에 여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되었다. 특히 뒤플로는 역대 최연소 수상자 기록도 세웠다. 그동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75%가 ‘55세 이상 미국 남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972년생인 그의 수상은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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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플로의 전공 분야는 사회경제학과 개발경제학인데, 2003년 MIT에 빈곤행동연구소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빈곤과 개발 정책 등에 대한 연구에 매진해 왔다.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때 경제팀에 합류하기도 했다.

뒤플로와 바네르지는 제대로 된 주거와 음식,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실질적인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할지를 경제학 분석기법을 활용해 연구했다. MIT 학생과 지도교수로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공동으로 ‘가난한 자의 경제학(국내 출간서적 제목은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을 펴냈다.

크레이머는 1990년 중반 아프리카 케냐에서 기생충 치료가 어떻게 케냐 학생들의 출석률을 높일 수 있을지에 관한 실험을 통해 아동들의 건강이 교육의 질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밝혀냈다. 그의 연구 결과로 교육 관련 공적개발원조 프로그램에서 구충제 보급이 필수가 됐다. 크레이머 교수는 2016년 6월 KDI가 주최한 ‘더 나은 교육기회를 위한 글로벌 교육재원 콘퍼런스’에 참석, 한국의 경제발전 사례를 언급한 적이 있다.

노벨위원회는 “최근 극적인 개선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여전히 모든 형태의 빈곤”이라며 “매년 5세 미만의 아동 500만명이 저렴한 가격으로 예방, 혹은 치료할 수 있는 병으로 목숨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는 세계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으로, 신뢰할 수 있는 답을 얻기 위한 새로운 접근을 한 이들에게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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