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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수시 논술 못갔어요…" 수험생 울린 철도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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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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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잘 있지도 않은 파업으로 대학을 갈 기회가 사라지다니 너무나 불행합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이 모군(18)은 지난 12일 집에서 4시간 거리에 있는 지방의 한 대학교에서 수시 전형 2차 면접을 보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열차와 지하철 이용이 일부 제한되면서 결국 원하는 대학 합격의 꿈을 접게 됐다.

지난 11일부터 진행된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14일 우선 마무리가 됐지만 파업이 한창이었던 12~14일 주말 동안 길이 막혀 대학 수시전형 면접과 논술 시험을 치르지 못한 수험생이 속출하고 있다.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해 코레일은 "열차 운행 시간 지연은 없다"고 설명했지만 KTX(60%), 새마을호(59%), 무궁화호(62%) 등 대부분 열차의 운행 자체가 많이 줄었다. 특히 코레일과 연계된 서울 지하철 1·3·4호선은 배차 간격이 길어졌다. 코레일 비중이 80%인 1호선은 배차 간격이 평소(5분)보다 길어져 최대 15분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도 11일부터 사전 파업의 일환으로 준법 투쟁에 나서고 있다. 준법 투쟁은 서행 운전을 하는 등 열차 시간을 여유롭게 운영하기에 평소보다 배차 간격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군도 파업 소식을 접하지 못한 건 아니다. 이군은 파업으로 열차 시간이 지연될 것을 예상해 면접 당일 일찍이 집을 나섰다. 하지만 서울역으로 향하는 1호선 열차가 지연됐고 결국 미리 예매해둔 KTX를 놓치고 말았다. 이군은 "다른 시간대 KTX 열차들도 모두 매진돼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시간도 별로 없어서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며 "하소연할 곳도 없고 화가 난다"고 심경을 밝혔다.

입시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파업으로 제시간에 시험 장소에 도착하기 어려웠다는 글이 속속 등장했다. 한 학부모는 "예매해둔 KTX가 파업 때문에 갑자기 취소됐다"며 "급하게 버스를 구해 다행이었지만 시험을 치를 땐 체력과 컨디션 등도 중요한데 너무 갑작스러워 안타깝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제는 대학들의 수시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1월 철도와 지하철이 또다시 멈춰 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철도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11월부터 전면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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