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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인터뷰] ‘웃기는 녀석들’ 경기도청의 진지함을 타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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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핌] 이지은 기자 = “대변인실 공무원들이 도민에게 정책을 좀 더 유익하고 쉽게 알려드리고 싶어 경기도 정책 뉴스프로그램인 ‘태평꿀성대’ 촬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경기도 대변인실 소속 박문수 주무관(박)과 이규 주무관(이)은 16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딱딱한 정책 뉴스를 벗어나 재밌고 쉽게 정책을 전달하고자 ‘태평꿀성대’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태평꿀성대’는 토크쇼 형식으로 도정소식을 재밌게 전달하자는 취지로 기획됐으며 대변인실 주무관들이 직접 기획, 출연하고 편집까지 하며 공무원의 자발적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유튜브 방송을 0(제로)에서부터 시작해 현재 초석을 다지는 중이다”라며 “경기도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없어서는 안 될 채널로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 벤치마킹 및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정책 전달을 재밌게, 공무원 본분에 맞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일하는 시간을 쪼개 프로그램 제작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도민이 좋아해 주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뉴스핌

박문수(왼쪽부터) 이규 경기도청 언론협력팀 주무관 [사진=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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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 주문관과 이 주문관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도청 직원이 태평꿀성대를 자발적으로 자비까지 투자해 만들고 있다고 들었다. 프로그램에 애정이 남다를 것 같은데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박) 결국 김용 경기도 대변인의 선견지명이 있어 가능했다. 김 대변인은 도민과의 소통엔 모든 벽을 허물고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며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맞춰 특히 경기도가 앞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수 경기도청 언론협력팀 팀장 역시 성남시청 근무 당시 일인 미디어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던 차에 팟캐스트 형식의 정책 홍보방송을 구상했었는데, 그것이 조창범 언론협력팀 과장의 전폭 지원과 더불어 실무단위에서 유튜브 뉴스로 포맷이 바뀌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민선 7기 경기도가 번영하자는 의미로 조선 시대 가장 태평성대 시기였던 영·정조 시대를 표방해 태평꿀성대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

(이) 처음에 (박 주무관이) 스튜디오로 올라오라고 해서 앉아만 있다. (웃음) 이후 박 주무관이 방송을 같이하자고 권유해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했었다. 나중에 도민에게 재미있게 정책을 전달한다는 내용을 듣고 프로그램 취지가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 나만 알기 아까운 것을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공무원이기 때문에 도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당연하고 좋은 정책이 있으면 많은 사람이 누리도록 알려야 한다.

-기존의 자치단체 정책 프로그램과 달리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프로그램의 소재는 어디서 찾는지.

▲(이) 다양한 유튜브 방송을 보고 우리식으로 풀어나가기도 하고 팀원들끼리 단톡방에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올려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한다. 시즌 2에서는 스튜디오 촬영이 아닌 야외로 나가서 다채로운 영상을 보여주려고 한다. 요즘 야외방송이 주류이고 보는 도민도 실내 방송보다는 스튜디오 밖에서 촬영한 영상을 더 흥미 있게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 태평꿀성대가 B급 감성으로 시청자에게 재미를 줘야 하지만 우리가 공무원이기 때문에 개인방송과 같이 자극적인 내용을 담을 수는 없다. 그래서 조금씩 프로그램 수위의 빗장을 풀며 색다른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 ASMR과 같은 포맷을 빌려서 담당 공무원이 정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앞으로 요즘 인기를 끌고 워크맨 프로그램 형식으로 곤충 연구사 공무원이나 팔당댐 관리 공무원 등의 업무를 이 주무관과 함께 체험하는 방송을 구상 중이다.

-두 사람 캐릭터의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이 많다. 서로의 케미(케미스트리)에 대해 자평해본다면.

(박) 함께 있으면 합이 잘 맞는다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는) 후배 괴롭히고 무게도 잡지 않아 인간적이지 않냐. (웃음) 후배 중에 버르장머리 없이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주무관은 제 역할도 잘하고 나를 옆에서 잘 챙겨준다. (이 주무관은) 우리 프로그램에서 유해진처럼 빛나는 조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사실 저보다 더 띄워주고 싶은 후배다.

(이) 박 주무관은 평소에도 다재다능한 기획능력과 따뜻한 인성으로 인정받고 있어 참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다. 너무 친하기에 방송의 모습이 사실상 별반 차이가 없다. 주변 사람들이 평소 생활에서도 서로 툭툭 던져가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재밌어한다. 방송 때는 바빠서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즉석에서 애드리브로 많이 하는 편이다. 새로 시작한 붐업맨 프로그램에서 DMZ에 방문했을 때, 박 주무관을 (예고 없이) 버리고 와서 반응을 보려고 했다. 또 물놀이 촬영이 있으면 (박 주무관을) 물에 빠트린다고 농담 삼아 이야기하니까 몸을 사리더라. 뭔가 던지면 잘 받아주고 반응이 정말 재미있고 재치 있는 사람이다. (웃음) 구독자들이 우리가 톰과 제리처럼 아웅다웅하는 것에 즐거워해 고마움을 항상 느낀다.

-많은 게스트가 태평꿀성대에 참여했는데 다음에 꼭 함께하고 싶은 손님이 있는지.

▲(박) 아직 고민 중이다. 예전에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공무원이 방송에 출연해 심폐소생술 등 다양한 체험을 했듯이 경기도에 숨어있는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와 함께해 보려고 한다. 우리가 더욱 열심히 해서 모실 준비가 된다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한번 초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와 함께 정보를 전달해줄 손님이 누구일지 항상 논의하고 있다. 기존과 다르게 직접 찾아가서 해당 인물의 업무를 함께 체험하는 콘텐츠도 계획하고 있다.

(이) 최근에 거제시청 공무원과 만났듯이 다른 지역과 함께 방송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31개 시군이 곧 경기도인 것처럼 타 시·도도 같은 대한민국이다. 방송을 통해 같이 협업하면 할 수 있는 아이템도 많아지고 동시에 외연이 확장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타 시·도와의 협업으로 태평꿀성대가 한층 더 발전하는 기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태평꿀성대가 가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박) 우리 채널은 유명세 없이 0부터 시작했다. 가장 큰 지자체이지만 파급력은 아직 크지 않다. 인구수로만 보면 1위이어야 한다. 큰 체급에 따른 한계점도 있다. 아이디어와 욕심은 있지만, 재미만을 좇아 한없이 가볍게만 갈 수는 없다. 그런 면을 받아들이면서 이를 타개할 돌파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금 나의 노력은 나중에 우리 태평꿀성대 프로그램과 경기도청방송국 GTV채널이 번성하기 위한 작은 밑거름 역할임을 자청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많은 공무원을 등용시키고 끼 있는 공무원들을 발굴하는데 더욱 보람을 느낀다. 현재의 노력이 밀알이 돼 도민들께서도 태평꿀성대를 통해 정보를 얻고 그것으로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진정한 소통창구가 됐으면 한다.

(이) 사실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 무엇을 한다고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리는 다양한 색깔을 담아 도민에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프로그램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대중적으로 만드는 것이 현재의 과제이다. 더 신선하게 재미있는 형태로 지루하지 않게 사람들에게 필요한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 중이다.



zeunb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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