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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당막걸리·마라족발까지...중화권 음식에 홀린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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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이젠 4개월 만에 매장 250개...우후죽순 생겨나는 중화풍 프랜차이즈
전문가들 "유행 한때 그치면 대왕 카스테라처럼 사회 문제 번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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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마라샹궈의 훠궈.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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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조해슬(24)씨는 친구들과 만날 때 이벤트처럼 흑당버블티를 사 먹는다. 인기가 많아 매번 15~30분 정도 줄을 서지만, 개의치 않는 편이다. 조씨는 "카페에서 파는 다른 음료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부드러운 단 맛이라 좋아한다"며 "건강에는 좋을 것 같지 않지만 깊고 진한 단맛이라서 자꾸 생각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지은(25)씨는 중국 사천식 볶음요리 ‘마라샹궈’ 애호가다. 매운 마라소스가 입맛을 돋우는 데다 원하는 야채와 고기를 마음껏 넣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친구들과 함께 마라샹궈를 먹으러 가는 편인데 혼자서도 자주 먹을 수 있게 마라소스를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만·중국 사천 등 중화권 음식이 한국을 휩쓸고 있다. 마라탕, 흑당버블티, 대만식 샌드위치가 그 주인공이다. 젊은 소비자들은 이국적인 얼얼한 매운 맛과 극강의 단맛에 열광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만·중국 사천음식 전문점을 늘리고, 식품·유통업계는 관련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 마라탕부터 흑당버블티, 대만식 샌드위치까지...늘어나는 프랜차이즈

중국 사천지방에서 즐겨 먹는 향신료 ‘마라(麻辣)’는 얼얼한 매운맛을 내는 소스로 자극적이고 알싸해 중독성이 강한 편이다. 매번 취향대로 재료를 다르게 넣을 수 있어서 새로운 맛을 찾는 젊은층에게 특히 인기다. 마라탕(국물요리)과 마라훠궈(샤브샤브), 마라샹궈(볶음요리) 등 마라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11일 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마라 취급 브랜드는 피슈마라홍탕·리춘시장·마라홀릭 등 17개 이상이다. 점포를 2~3개 낸 소규모 마라 브랜드까지 세면 30개를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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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식당’의 대표 메뉴인 ‘대왕 연어초밥’. /조선 DB



단맛이 진하고, 음료에 넣었을 때 진한 색의 시럽이 퍼지는 모습이 이색적인 ‘흑당버블티’ 매장도 늘고 있다. 인증샷 열풍이 흑당버블티의 인기를 더했다. 현재 등록된 흑당버블티 프랜차이즈(21개) 중 절반 가량(11개)이 올해 등록된 브랜드다. 지난 3월 서울 홍대에 첫 매장을 낸 타이거슈가는 6개월 만에 매장 수가 23개까지 늘었다.

대만여행 시 필수 먹거리로 알려진 삼선(三線) 샌드위치, 대왕 연어초밥도 덩달아 인기를 끈다. 과하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독특한 비주얼이 더해져 소셜미디어에서 특히 인기다. 대만식 샌드위치 가게 홍루이젠은 작년 5월 첫 매장을 낸 뒤, 4개월 만에 매장 수가 250개를 넘어섰다. 손바닥만 한 연어초밥을 판매하는 ‘삼미식당’은 서울 강남·홍대, 대구, 부산, 대전 등에 매장을 열었다.

◇ 바빠진 식음료 업계...마라족발부터 흑당 막걸리까지 이색 제품 출시

중화권 음식의 유행은 식품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식음료 업계는 중화음식이 인기를 끌자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7월 온라인에서 ‘포기하지마라탕면’을 한정판으로 판매, 완판되자 오프라인에서도 선보였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 상품은 한 달 만에 10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오뚜기도 마라소스, 청경채, 양배추맛을 살린 ‘마라샹궈면’을 판매 중이다.

마라 간편식, 마라맛 과자도 인기다. 편의점 CU는 마라족발·마라만두를, 세븐일레븐은 마라닭강정·마라핫치킨도시락·마라볶음삼각김밥을 판매하고 있다. 오리온의 도도한나쵸· 오징어땅콩과 해태제과의 신당동떡볶이도 마라맛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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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는 크림빵, 떠먹는 롤케이크,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흑당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CU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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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수수즙으로 만든 비정제당인 ‘흑당’은 막걸리, 아이스크림에도 적용됐다. 놀부가 운영하는 막걸리 프랜차이즈 ‘취하당’은 흑당 막걸리를 내놨고, 해태제과는 ‘바밤바 흑당버블티바’를 출시했다. 편의점 CU는 흑당 롤케이크·아이스크림·크림빵 등 7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라탕·흑당버블티 매장이 우후죽순 생기고, 유사식품이 많이 나오는 만큼 유행이 한 때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마라탕은 특정 연령층만 재방문을 하는 경향이 있고, 유동인구 많은 지역에 매장이 몰려 있어 경쟁이 심하다"며 "지속해서 인기를 끌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재 음식평론가는 "국내에선 맛이 패션처럼 유행을 타는 경향이 있는데, 심한 경우 6개월 만에 사라진다"며 "흑당 음료 역시 대왕 카스테라처럼 반짝 유행으로 끝나면 사회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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