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3 (금)

[비즈톡톡] 일감몰아주기 경고한 조성욱...알짜 삼성웰스토리 '비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삼성물산, 웰스토리 지분 매각방안 고심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확대 필요"
'알짜' 웰스토리 지배구조 재편될듯...호텔신라 인수 가능성도 거론

경기도 수원을 비롯해 강남 서초 등 삼성전자 전국 사업장에는 약 10만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은 삼성물산 계열사 웰스토리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 화재, 카드, 증권사 등의 계열사 구내식당도 마찬가지죠. 해외에서 운영되는 삼성 사업장도 웰스토리가 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올해 입주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아파트는 지난 6월부터 입주민에 조·중식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1957세대의 입주민이 한끼당 7000원에 아침,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데요. 이 서비스를 맡고 있는 회사도 웰스토리죠.

조선비즈

삼성물산이 100% 소유한 삼성웰스토리.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 삼성물산은 지분 절반을 외부에 매각하는 등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매월 3만5000원(기본 제공 5끼)을 관리비에서 기본 공제하는 방식으로 사업 운영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타 아파트에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조·중식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인데요. 케이터링이 아니라 직접 조리를 하기 때문에 입주민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삼성물산은 앞으로 래미안 브랜드로 건축되는 대단지 고급 아파트에는 이런 조·중식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계열사 웰스토리와 시너지를 통해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인데요.

문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입니다. 삼성 계열사 구내식당 등을 비롯해 삼성물산과의 모든 계약들이 내부거래 대상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8월 사익편취 규제 총수일가 지분 기준을 상장·비상장사 모두 20%로 일원화하는 등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는데요. 국회에서 법이 통과된다면 총수 일가가 20% 넘는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사익편취 규제를 받게 됩니다.

조선비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는 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조 후보자는 "사익편취 규제 도입 이후 규제 사각지대에서 높은 비중으로 내부거래가 이뤄지고, 규제 회피사례가 발생하는 등 한계가 나타나고 있어 규제대상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기업이 50%를 초과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도 규제 대상에 새로 들어가게 됩니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죠.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갖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됩니다. 웰스토리의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는 전체 매출의 39% 수준이죠.

삼성물산은 웰스토리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지분을 50% 이내로 줄여야 하기 때문에 절반을 매각하거나 법인을 분리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호텔신라(008770)에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웰스토리는 연간 약 1조8000억원의 매출에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회산데요.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의 연 매출은 3조원에 달하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 안팎 수준입니다. 호텔신라 입장에선 회사를 키울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삼성물산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웰스토리가 원래 에버랜드(삼성물산 리조트부문)에서 분사된 만큼 향후 법인 분리를 통해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커졌던 만큼 현실적으로 법인 분리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패션과 리조트 부문 직원들의 희망사항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유윤정 생활경제부장(you@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