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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2020예산안]日대응 ‘기술독립’ 선언…R&D에 24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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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17.3% 급증…핵심기술 국산화 총력

소재·부품·장비에 2.6조 편성…조기 자립 총력 지원

반도체·바이오·미래차 적극 육성…먹거리 마련

“기술 개발 결실로 재정 확대…선순환 체계 구축”

이데일리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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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부가 내년을 기술 독립의 원년으로 삼고 연구개발(R&D) 분야에 대규모 예산을 편성했다. 핵심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에 2조6000억원을 투입하고 모태펀드 등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대외 불확실성으로 부각되면서 핵심기술 국산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투자 쏠림이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R&D가 결실을 맺는 선순환을 통해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 100개 핵심품목 조기 공급 안정화 집중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R&D 분야의 지출은 24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7.3%(3조6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증가폭인 4,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이 중점 투자 분야다. 여기에 편성한 예산은 올해(8000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2조1000억원이다. 추가 소요 발생 시 신속 대응 위해 마련한 예비비(5000억원)을 포함하면 사실상 2조6000억원이 자립화에 쓰이는 셈이다.

먼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6대 분야, 100개 핵심 품목의 조기 공급 안정화를 위해 R&D를 집중 투자한다. 1조6000억원 규모의 전략 핵심소재 자립화를 포함한 3개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사업절차 줄여 빠른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R&D 성과물은 고도화한 테스트베드 장비를 통해 시제품 등을 신속하게 성능 평가한다. 핵심 기술 개발과 사업화, 해외 기술 도입에 필요한 민간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소재부품 전용 펀드도 조성한다.

소재·부품·장비 산업 관련 재원이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한시 특별회계도 신설한다. 기존 일반회계에 편성할 때 전용(轉用)하거나 흐지부지될 수 있는 만큼 별도의 바구니에 담아 자립화를 위한 방안으로 온전히 쓰겠다는 복안이다. 전날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도 소재·부품·장비특별위원회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소속으로 설치토록 하는 등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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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NA+빅3에 4.7조 투입…미래 분야 선도

원천 핵심기술 확보와 기업 혁신을 위해 미래 성장 분야에도 집중 투자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인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분야에 1조7000억원을 편성했으며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를 3대 핵심사업(빅3)으로 선정하고 육성에 들어간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생산시설 없이 설계·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의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 핵심 설계자산(IP) 확보 R&D에 90억원을 투입하고 판교신도시에는 반도체 설계 지원센터를 신설한다.

또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바이오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충전 속도가 빠르고 주행거리가 긴 전기·수소차 R&D와 자율주행차 상용화, 친환경차 보급 확대 등에는 1조5000억원을 쓸 계획이다.

현재 세계적인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하면서 재정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데 중장기를 내다본 R&D 투자가 실효성이 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R&D가 성과를 내면 재정이 다시 늘어나는 선순환 체계를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경기가 어려워 재정을 늘리지만 미래(성과)가 있는 분야에 투입함으로써 제대로 쓰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R&D나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화가 잘됐을 때 대한민국은 새로운 단계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이 수출 규제를 설사 해제한다 하더라도 불확실성은 커졌기 때문에 소재·부품 산업의 자립화를 위한 R&D 투자는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장기 효과를 바라보는 투자지만 R&D에 인건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경기 부양에도 일부 도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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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혁신성장 추진 내용.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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