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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손주 5명 돌보며… 15년 만에 ‘박사 할머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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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신학박사 67세 전경숙씨 / 석사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26년

세계일보

14일 성공회대학교 ‘2018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전경숙(가운데)씨가 김기석 총장(왼쪽)과 양권석 신학대학원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성공회대 제공


“가족과 교수님들의 격려와 응원이 있어서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4일 성공회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을 15년 만에 졸업하는 전경숙(67·사진)씨는 졸업하는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전씨는 딸 셋과 손주 다섯을 키우면서 틈틈이 학업에 매진한 만학도로, 18년 만에 대학원 석·박사과정을 마치는 결실을 얻었다. 석사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26년 만이다.

부산대학교 수학과 70학번인 전씨는 대학 졸업 후 부산에서 수학 교사로 재직했다. 결혼 후 딸 셋을 키우면서 공부의 꿈을 접었다가 1993년 다시 공부에 도전했다. 5년 동안 집에서 가까운 대학교의 외국어학당 등을 찾아가 영어공부를 하면서 자신감이 붙은 전씨는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3년 만에 석사학위를 받은 전씨는 곧바로 2004년 성공회대 신학전문대학원 박사학위 과정에 돌입했다. 박사학위 논문이 통과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다. 전씨는 이 과정에서 손주 5명을 돌보면서 틈틈이 논문을 썼다.

전씨는 “공부하는 동안 유럽 등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자료를 모았다”고 했다.

전씨의 세 딸은 전씨가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자연스레 딸들도 공부에 재미를 붙여 모두 서울대에 진학했다. 의사인 남편도 꾸준히 공부하는 아내 전씨의 영향을 받아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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